<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출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보험업계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자산을 운용해 늘릴 수 있는 수익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수익률이 매년 줄면서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둔 보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0.7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 3월 한은이 0.5%포인트 내리면서다. 여기에 이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4월 기준금리 동결 이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금통위에서 0.7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지금도 낮은 기준금리가 더 떨어지면 보험사 재무건전성에도 위협이 된다.

보험사는 고객이 보험을 가입해 내는 보험료를 모아 국내외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운용한다. 투자하는 총 자산의 70%는 국내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데, 이 마저도 금리가 낮아 3%대 수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당장 해외투자 한도 확대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20대 국회에서 한도를 높이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결국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 절차를 밟으면서 21대 국회에서 처음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로 발생하는 당기순이익은 가용자본으로 이어진다. 가용자본은 RBC(지급여력)비율을 결정하는 요소다.

문제는 저조한 자산운용수익률로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상품에서 지급해야 하는 이율을 방어할 수 없다는 점이다.

2000년대 초반 판매한 상품은 6~8%대 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보험의 특성상 이율은 복리로 부리되기 때문에 계약이 유지되는 한 보험금 지급 규모는 점점 커진다. 예컨대 8%대 금리 상품이 유지된다면 5%의 이차역마진이 발생하는 셈이다.

보험사의 가용자본 축적은 2023년 도입되는 IFRS(국제회계기준)17 도입을 앞두고 가장 큰 과제다. IFRS17은 보험부채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시가평가 할 경우 보험사의 부채는 크게 증가한다.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의미다.

현재 금융당국이 새 회계기준 도입 시기에 맞춰 K-ICS(신지급여력제도) 시행 일정을 조율한 상태지만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은 여전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요 투자처의 수익률이 더 악화된 상황”이라며 “해외투자 한도가 확대되지 못한 상황에 기준금리가 또 인하할 경우 보험사 재무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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