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를 위한 신형 리더기(왼쪽)과 고령자 친화 직불카드(오른쪽)

<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해외은행들이 고령층 고객을 위한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치매전담 직원을 배치하고, 심장제세동기(AED)를 구비해 고령층을 공략하고 있다. 또 고령화 추세에 따라 영업점 방문 고객이 감소하면서 비용절감 전략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지난 8일 내놓은 '고령화에 대한 해외 은행들의 대응 사례' 보고서를 보면 해외은행들은 맞춤형 금융환경을 조성해 고령층을 공략하고 있다. 

바클레이스(Barcalys)는 숫자가 크고 조작이 편한 대형 카드리더기, 대조도가 높은 색상을 써서 앞뒤 확인이 가능하고 가시성을 높인 직불카드를 도입했다. 시력 등 신체능력이 떨어진 고령자 편의성 제고에 나선 것이다. 

또한 디지털 이글스(digital eagles)라고 불리는 7000명의 직원을 배치해 고령자의 모바일 계좌 접속, 인터넷 화상 통화 등 디지털 서비스 이용도 지원하고 있다. 

미즈호 은행은 고령자 접근성 개선을 위해 배리어 프리(장애인에게 장애가 되는 설비 제거) 및 유니버셜 디자인(연령·장애 제약을 받지 않는 범용 디자인)을 도입했다. 더불어 심장제세동기(AED)를 구비해 직원들에게 사용법도 교육했다. 

HSBC는 비밀번호 분실, 인출 금액 재인출 등 치매로 은행업무가 곤란한 고령 고객을 위해 160명의 치매 전문 담당 직원을 지점에 배치했다. 또 알츠하이머 단체와 연계해 치매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금융 가이드북도 배포했다. 

교토은행과 RBS는 지점이 없는 원격지나 재난 발생지역에 거주하는 고객을 위해 이동식 차량을 운영 중이다. 학교, 지역센터에도 방문해 통장 정리, 입출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은행들은 고령 고객의 경제활동 위축과 인구 감소에 대응해 공동점포 운영, 비용절감, 신탁상품 출시 전략도 추진 중이다.

MUFG와 미쓰이 스미토모은행은 올해부터 상업시설이나 근거리에 있는 ATM기기를 통합했다. 은행 간 상호기기를 무료로 사용하도록 해 수십억엔의 유지비용도 절감했다. 

MUFG는 최근 10년간 지점 방문 고객이 40% 감소하면서 총 516개 지점 중 100개를 ATM기기 및 비디오폰으로 자동화할 계획이다. 미즈호 은행도 약 500개 지점 중 100개를 폐쇄하고 잔여지점은 소규모로 전환할 예정이다. 

해외은행들은 고령화에 대응해 해외진출 및 인수합병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지방은행은 지역인구가 감소하면서 개인 서비스가 필요한 고령인구만 남아, 지난 10년간 15개 지역은행이 합병했다. 일본 대형은행들은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의 현지은행 지분을 매입하거나 파트너십 형태의 해외진출에 나섰다. 

일본은행들은 고령자를 겨냥한 신탁상품 판매로 대출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자신이 사망 후 수익자를 본인에서 배우자로 변경하는 유언대용신탁, 유언서의 보관이나 집행업무를 수행하는 유언신탁, 가정법원의 지시로 신탁자산을 관리하는 후견제도지원신탁 판매가 늘고 있다. 

또 1999년 역모기지(주택을 담보로 대출금을 연금으로 수령) 상품이 나온 이후 현재 3대 일본 대형은행에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이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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