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크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추가 인하 여력이 없는 만큼,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0.75%보다 0.25%포인트 인하한 0.50%로 결정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3월 이후 두 달 만에 이뤄졌다. 앞서 한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75%로 0.5%포인트의 빅컷을 단행한 바 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도 -0.2%로 하향 전망했다. 2009년 7월 -1.6%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전망한 이후 11년 만에 등장한 역성장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 충격이 장기간 지속되면 경기 침체와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발표된 통화정책방향문에서는 지난 3월에 포함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 문구가 삭제됐다. 경기 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진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준금리가 향후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현재 한국의 실효금리 하한은 0.6% 내외로 추정된다. 또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지 않는 한, 한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불가능하다는 진단이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추가 금리 인하보다는 연내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물론 하반기 글로벌 물동량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 경기 여건은 추가 금리인하를 지지하겠지만, 한국은 연준과 25bp의 기준금리 차이를 유지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은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국고채 단순 매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열 총재도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추경에 따른 국고채 발행 물량 증가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만일 3차 추경 물량이 시장이 우려한 40조원 정도가 제시되고 국고10년 금리가 1.4% 이상 1% 중반까지 상승하는 과정이 연출되면 한은이 국채매입을 제개할 수 있어 6월 초까지 시장은 오히려 금리상승을 투자기회로 여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김명실 연구원도 “시장 금리 변동성 확대 또는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한은의 국채 매입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며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은 실효금리 하한 근접으로 추가 기준금리 조절 보다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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