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가끔 보험설계사를 시작했다는 지인들의 연락이 온다. 좋은 보험이 있다며 가입해 달라는데 정말인지 모르겠다. 받는 월급은 뻔한데, 관계 때문에 가입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재무설계'에 도움이 되는 보험인지 알아보고 싶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보험을 가입하고 보험료를 내다보면 한 번쯤은 고민하게 된다. ‘보험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매달 돈은 꼬박꼬박 나가는데, 눈에 보이는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지만 적게는 몇 만원부터 수 십만원까지 지출되는 보험료가 아깝기만 하다.

보험은 보험료를 다 내기 전에 해지하면 보험 본래의 목적인 우연한 사고나 질병 등과 같은 위험을 보장받을 수 없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또 나중에 보험을 다시 가입한다고 하면 보험료는 더 비싸진다. 보험해약 후 수령한 해약환급금은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거나 없을 수도 있어 경제적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보험 중도해지는 보험계약자는 물론 보험사에게도 손해 및 불이익이 된다. 이에 보험사들은 고객의 보험을 유지 시켜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우선 보험계약(약관) 대출이 있다.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의 해약환급금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이자를 내야 하며 반드시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보험료 자동대출 납입제도도 있다. 보험료를 내기 어려워졌다면 해약환급금 범위 내에서 매월 보험료에 해당하는 금액이 보험계약 대출금으로 처리되고, 자동으로 보험료로 납입돼 계약이 유지되는 제도다. 자동대출납입 적용이율은 해당 계약의 보험계약 대출보다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일정 조건을 갖춘 경우 사망보험금을 연금이나 생활비 형식으로 받을 수 있는 보험금 선지급 서비스도 있다. 연금전환특약과는 달리 사망보험금을 계속해서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지급금액(한도)가 보험사별로 달라 지급기준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보험가입금액 중 보장금액을 줄이고 보험료를 낮춰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제도도 있다. 보험료 감액을 통한 방법으로, 감액된 부분은 해지한 것으로 처리해 해약환급금을 돌려받는다. 보험료가 줄어든 만큼 보장 범위도 축소된다.

보험료 감액 완납제도를 활용하면 앞으로 낼 보험료 납입을 중단하고, 해당 시점의 해약환급금으로 새로운 보험가입 금액을 결정해 보험료를 완납하면서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계약이나 변액보험 등 일부 불가능한 상품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

연장정기제도는 납입하던 종신보험의 유지가 힘들 때 활용하면 유익하다. 보험계약을 해약하는 대신 해약환급금을 통해 정기보험으로 전환하는 제도다. 정기보험이란 사망을 보장한다는 내용은 종신보험과 동일하지만 보장기한을 70세, 80세 등 일정기간으로 한정하는 보험이다.

상품명에 ‘유니버셜’이 들어갔다면 중도인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유니버셜 보험은 중도인출, 보험료 납입유예 등을 통해 탄력적으로 보험료를 납입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다만 해당 금액은 해약환급금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보험은 특정 원금보장형 저축보험을 제외하고는 중도해지 시 전부 손실을 감안해야 한다. 정말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보험 해지를 고려한다면 보험계약 유지 지원 제도를 활용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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