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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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야대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회복세에 뒤늦게라도 증시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빚을 내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2일부터 신용·담보대출 관련 서비스 운영시간을 확대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기존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담보대출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약정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신용대출, 담보대출 모두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반까지만 운영됐던 증권담보대출 신청 및 상환 시간도 늘었다. 증권담보대출을 받고자 하는 고객은 오전 7시~ 오후 4시 50분, 오후 5시~ 오후 11시까지 신청하면 되며, 상환도 가능하다.

KB증권도 지난 25일부터 증권담보대출 및 상환 가능 시간을 기존 오후 4시 반에서 오후 11시로 연장했다.

삼성증권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이 폭락장세를 보였던 지난 4월 증권담보대출 영업시간을 확대했다. 당초 영업점 운영 시간인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반까지만 증권담보대출 신청이 가능했지만 시간 확대에 따라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신청할 수 있다. 매도담보대출 및 신용융자금 상환도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로 늘어났다.

증권사들이 신용‧담보대출 서비스 운영시간을 늘리는 이유는 지난달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어 빚내서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동학개미운동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식시장이 폭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맞물린 상황을 뜻한다.

국내 주식시장이 바닥을 찍었던 지난 2월 투자 열풍 불면서 주식 투자를 위해 신용으로 빌린 자금을 말하는 신용공여 잔고는 10조3726억원까지 올랐다. 이후 증권사들이 반대매매 물량을 쏟아내면서 6조원대로 떨어졌지만,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면서 다시 10조원을 넘어섰다. 이달 26일에는 10조5868억원을 기록해 올해 최고점(10조6826억원)에 근접했다.

빚내서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대출 시간을 연장하면 증권사는 이자 수익을 늘릴 수 있다. 신용거래융자 대출 기간은 1일에서 6개월까지 비교적 짧은 반면, 이자율은 기간에 따라 4.9~11%로 높은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 투자 활성화에 따라 빚을 내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증권사들도 대출 서비스 운영시간을 확대한 것”이라며 “업무시간 내에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다음날까지의 이자도 부담해야 했지만, 상환 가능 시간이 늘어나 업무시간 이후에도 자유롭게 상환할 수 있어 이자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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