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오은희 시민기자> “I don’t know you But I want you” Glen Hansard(글렌하사드)의 Falling Slowly 속 가사다. 이 가사만 보아도 저절로 멜로디를 붙여 흥얼거리게 된다. 여기에 더해 이 노래를 들으면 저절로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바로 음악 영화 ONCE(원스)다. 이번 화에서는 영화 원스에 나오는 장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원스는 Ireland(아일랜드)의 수도 Dublin(더블린)에서 올로케이션 된 영화다. 원스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아일랜드 여행을 꿈꾸게 된다. 나 역시 영화 원스를 보고 아일랜드 여행을 결심하게 됐고, 그 결심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의 유학으로 이어지게 됐다.

아일랜드에서 1년의 어학연수 생활을 하는 동안 이 영화를 30번은 넘게 봤다. 자타공인 ‘원스 전도사’ 역할을 도맡았기 때문이다. 원스는 너무도 아일랜드 그 자체를 담아낸 영화로 아일랜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 영화를 봤으면 했다. 아일랜드 홈스테이 가정에서 지내면서 세계 각지에서 새로운 친구들이 올 때마다 원스를 함께 보고, 영화에 나온 곳들을 함께 여행했다.

영화 원스는 평범한 남녀의 삶과 로맨스를 담은 영화다. 스펙타클한 사건도 짜릿한 반전도 없다. 그리고 주인공들에겐 이름이 없다. 영화 말미가 돼서야 여주인공은 남주인공을 ‘the guy’로 칭한다. 원스의 감독 존 케니(John Kenny)는 누구나 이 평범한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주인공들의 이름을 지칭하지 않았다고 했다.

감독의 의도처럼 우리는 누구나 원스의 주인공 ‘그’ 혹은 ‘그녀’가 될 수 있다. 하루 동안 그와 그녀가 되어 더블린을 돌아보자.

성스티븐스 그린 공원 (St. Stephen’s Green Park)

영화 초반부에 버스킹을 하고 있는 남자 주인공의 돈을 훔쳐가던 소매치기가 도망치다가 잡혔던 곳으로 더블리너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원이다. 10만㎡가 넘는 큰 공원 안에는 산책로가 잘 조성 돼 있다. 곳곳에 있는 호수에는 오리와 백조들이 거닐고 있다.

그래프톤 스트릿 (Grafton Street)

더블린의 거리를 걸을 때면 금방 한국의 거리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건 바로 상점의 음악 소리가 거리 밖으로 삐져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그래프톤 스트릿에는 다른 음악 소리로 가득 차있다. 잘 짜여진 오케스트라, 락밴드, 마림바 듀오, 아이리쉬 전통 음악 등 거리를 메우는 음악 종류도 다양하다.

원스의 오프닝 장면을 찍은 곳으로 유명하기도 한 그래프톤 스트릿에는 아일랜드의 버스커들이 모두 모인다. 원스의 남자주인공 역시 이 곳에서 버스킹을 했고, 여주인공은 이 거리에서 빅이슈(Big Issue) 잡지를 팔았다.

스무 걸음을 지날 때마다 다른 음악인들이 저마다 자신의 특색을 살려 공연하는 이곳. 마음이 답답하거나 외로울 때면 이곳을 자주 와서 공짜음악회를 감상하곤 했었다.

왈튼 샵 (Walton Shop)

영화 속 주인공들이 피아노와 기타를 치며 함께 Falling Slowly를 불렀던 곳으로, 실제로도 피아노와 기타 바이올린 드럼 등과 전통 아이리쉬 악기를 팔고 있으며, 영화에서처럼 이미 팔린 제품을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악기들을 연주할 수 있도록 해준다. 2층에는 음악 학교도 있어 시간에 맞게 신청하면 기타, 피아노, 아이리쉬휘슬과 같은 아일랜드 전통 악기 등을 배울 수도 있다.

조지스트리트 아케이드 (George's St. Arcade)

Walton 샵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 골목으로 영화 초반 두 주인공이 창가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눈 곳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별세계가 펼쳐진다. 소위 ‘더블린의 괴상한 것들은 모두 여기에 모여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적불문의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 등 파티를 위한 코스튬 샵, 골동품 가게, 레코드 가게 등 장르도 다양하다. 타로 카드 점을 봐주는 집시의 가게도 있으니 영어듣기에 자신이 있다면 한번쯤 진짜 타로 점을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더블린 속 더블린이 아닌 제 3세계로 온 느낌을 받는 곳이다.

브레이 해변 (Beach Bray)

브레이 해변은 원스에서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사랑을 고백했던 곳으로 원스를 함께 본 연인이라면 꼭 찾아가는 바닷가이다. 극 중 장소는 3시간이 넘는 산책로 중간에 있어 이곳을 찾는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고생 끝 이곳을 찾게 된다면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가는 길에 ‘어린 왕자’ 책에서나 나올법한 거대한 나무와 여러 야생화 등 아일랜드만이 가진 초록빛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템플바(Temple Bar)

남자 주인공이 런던으로 떠나기 전 여자 주인공을 마지막으로 만나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템플바 구역은 더블린의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아일랜드 전통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아이리시 펍이 모여 있다. 주말이면 푸드마켓, 북마켓, 디자인마켓 등이 열리는 등 더블린에서 가장 활발한 곳으로도 꼽힌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