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가 0%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CMA 계좌는 은행 예·적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뿐 아니라 하루 단위로 이자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지만,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금리 조정에 나서면서 매력도는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일부터 CMA RP 및 일반 PR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기존 0.5% 수준이었던 명품 CMA RP 금리는 0.25%로 0.25%포인트 낮아졌으며 일반 RP는 0.6%에서 0.35%로 하락했다.

삼성증권도 같은날 CMA RP 금리를 기존 0.4%에서 0.2%로 0.2%포인트 낮췄다. 개인 수시입출식 RP 금리는 0.15%포인트 낮아진 0.2%를 적용하고 있으며, 개인약정식 RP 금리는 0.35~0.65%에서 0.2~0.4%까지 떨어졌다.

NH투자증권은 QV CMA MMW 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개인의 경우 0.59%, 법인은 0.45%를 적용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29일부터 Wrap형 CMA 법인·개인 금리를 각각 0.79%, 0.65%에서 0.54%, 0.4%로 인하했다.

통상 증권사 CMA 금리는 기준금리와 연동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3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의 빅컷을 단행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8일 0.25%포인트 인하한 0.5%로 조정하면서 CMA 금리는 0% 초반대가 됐다.

기준금리 인하로 고금리 CMA 마케팅을 준비하던 증권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연 최대 3% 수익률‧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네이버통장을 지난달 말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이달 중으로 출시가 연기됐다. 현행 기준금리가 0.5%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 3%대의 금리는 비교적 높아 투자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지만, 금융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MA 금리는 기준금리와 연동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곧바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밖에 없다”며 “CMA 금리가 0% 초반대로 낮아진 시기에 3%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이 나온다면 해당 상품으로 고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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