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김승현 시민기자> 얼마 전 고용노동부로부터 조사 결과를 받았다. 나의 경우, 감독관이 결과를 유선으로 먼저 설명했고 등기로 보내준다고 했다. 전화로 결과를 들을 당시,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 결과에 나는 누차 감독관에게 물었다.

“결과적으론 제가 추가 근무, 야간근무, 휴일 근무를 한 건 하나도 수당을 못 받는 거네요.”

“그렇죠. 회사가 추가로 근무를 시켰다는 증거가 없어서요.”

구두로 “승현아. 오늘은 바쁘니까 바로 퇴근하면 안 돼.”라고 말하면 “알겠습니다.” 했던 내가 멍청한 건지.
아니면 법에 구멍이 많아서 그런 거까진 챙겨줄 수 없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그 사람들이 약아서 뭣 모르는 사회초년생을 데리고 논 건지.

며칠 뒤 내 앞으로 등기가 왔고, 방문했을 때 부재중이라 우체국으로 직접 수령하러 오라는 스티커가 현관에 붙어있었다. 나는 현재 다른 회사에서 근무 중이라 우체국에 갈 틈이 없었고 반송된 우편은 다시 일반 우편으로 돌아왔다.

김승현이 넣은 진정과 관련해 사측은 혐의가 없음.

감독관은 내게 말했다. 억울한 건 충분히 이해되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어쩔 수 없다고. 도저히 납득이 안 되면 형사고소를 하라고. 처음엔 뭘 또 굳이 고소까지 하냐고 생각했지만, 내용증명으로 법적 대응까지 하겠다고 떵떵거리던 그 사람들을 생각하며 총자루는 내려놓지 않고 있다. 언제든 대응할 수 있게 자료는 차곡차곡 정리해뒀고 걸어오는 싸움엔 제대로 받아칠 생각이다.

아마 그들은 사무실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시며 “걔가 진짜 미친년이었어.”라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추가 근무한 200여 만원의 수당을 받지 못했기에 누군가는 나에게 결국 내가 졌다고 말할 수 있다. 결론을 보면 그렇다. 나는 길고 긴 싸움에서도 내가 응당 받아야 할 대가를 받지 못했고 그들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들은 사람을 잃었다.

나와 함께 일하던 모든 직원이 퇴사했으며 현재 내가 진정을 넣은 상대인 두 명만 회사에 남아있다. 그들과 작년에 함께 일을 했던 회사들은 두 번 다시 같이 하지 않겠노라 혀를 내두르고 있다.

나는 받을 걸 받지 못했고 그들은 갖고 있던 걸 잃었다.
결국 이렇게 될 거였으면 왜 목소리를 냈나 싶기도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노동자로서 알아야 하는 당연한 권리와 그 대략적인 범위를 알 수 있었고, 내용 증명이 뭔지 어떻게 작성하면 되는지를 배웠다. 최소한 같은 상황에 부닥치지는 않을 것이고 똑같은 상황에 놓여도 지금보단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겠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들 이러고 사는데 나 혼자 너무 예민한가 고민하고 있을 또 다른 나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며 같은 경험을 하는 내가 여기 있고, 이럴 때 어떡하면 좋은지 물으면 알려줄 수 있는 정보가 있다는 것에 만족하려 한다.

5개월에 걸쳐 풀어낸 이 시리즈가 도움이 됐다면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새로운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서로가 되길, 치열하게 일하는 것이 어리석은 게 아니고 노력의 대가를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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