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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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지난해 환매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하는 ‘가교 운용사’가 오는 8월 출범한다. 가교 운용사는 문제가 된 펀드를 이관 받아 잔여 재산을 회수한 뒤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분배하는 등 펀드를 운용‧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3월부터 주요 판매사와 라임 펀드 이관 방안 논의를 본격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펀드 환매를 연기한 이후 진행한 자산 실사 결과, 상당 규모의 부실이 들어난 가운데 운용상의 문제점도 발견돼 라임자산운용이 집합투자업자로서의 신뢰를 상실했다는 판단에서다.

라임펀드 판매사들은 수차례 실무논의를 거쳐 가교 운용사 설립을 결정했으며, 출자 참여 판매사, 출자비율 산정 방식 협의를 마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 운용사로의 이관을 우선 고려했지만 수익성부재, 평판 리스크 등의 장애 요소로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며 “고객 보호책임이 있는 판매사의 출자를 통해 신설하는 가교 운용사에 펀드를 이관하는 방안이 유일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가교 운용사는 펀드 운용·관리 목적의 사모운용사다. 통상 ‘배드뱅크’는 부실자산을 해당 운용사에서 직접 인수해 이를 회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가교 운용사는 펀드를 그대로 이관 받아 편입자산의 회수·펀드 관리 및 투자자 분배와 같은 펀드 운용·관리가 주요 역할이다. 이관 대상 펀드에는 환매중단 펀드와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대부분의 펀드가 포함된다.

가교 운용사의 자본금은 50억원으로 환매중단 173개 자펀드의 지난 4월 말 기준 판매 잔액을 고려해 출자비율을 산정했다. 각 판매사들은 기본 출자금 5000만원과 그 외 환매중단 펀드의 판매 잔고 비중에 따라 추가로 출자할 예정이다. 금융당국과 판매사들은 펀드 운용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가교 운용사에 판매사 직원을 파견하지 않고 외부 전문인력 위주로 재구성하기로 했다.

가교 운용사 최대주주는 신한금융그룹이 맡는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라임펀드 판매금액 비중이 24%로 가장 많기 때문이다. 다만 신한금융그룹은 단일 판매사 비교 시 우리은행의 판매 금액이 가장 많다는 이유로 최대주주를 맡기 꺼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펀드 판매사 관계자는 “신설 운용사 설립 후에도 운용사만 변경되는 것이며 판매사와 수탁은행의 지위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고 업무를 지속 수행할 예정”이라며 “특히 판매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업무에 집중할 것이며 펀드 이관 관련 전 과정에서 신의성실 원칙하에 이뤄질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신설 운용사의 설립 및 펀드 이관 절차 전 과정은 오는 8월 말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6월 말까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고 법인 설립, 운용사 등록 및 펀드 이관 절차를 마무리한다.

금감원은 펀드 이관과 별도로 투자자 보상 및 분쟁조정도 추진 중이다.

무역금융펀드(IIG 관련)는 금감원 검사 및 검찰 수사 결과 불법행위가 상당부분 확인돼 신속한 분쟁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펀드는 손실 미확정으로 분쟁조정이 곤란한 상황이지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일부 판매사들이 투자자 긴급자원 지원을 위해 개별 보상 장치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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