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업이 교착상태에 빠진데다가,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자산운용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위기에도 멈출 수 없는 법. 새로운 이름을 내세운 두개의 보험사가 출범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그동안 미진했던 비대면채널에서 생존전략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편집자 주>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3월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내렸다. 이어 5월 28일에는 기준금리를 한번 더 내려 0.5%로 확정했다. 기준금리가 0%대에 들어선 것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사상 처음이다. 

기준금리가 '제로'에 근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있다. 코로나19는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판데믹 시대'를 열었고 세계 경제를 악화시켰다. 최초 발생지인 중국, 그리고 미국, 유럽 전역에 퍼진 바이러스는 실물경제 타격을 입혔고, 해당 국가의 금융시장과 생산·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에 심대한 악영향을 줬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전격 인하하며 코로나19에 즉각 대응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통화완화 정책을 펼쳐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였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우리나라 역시 경제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었다.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보험사의 걱정거리는 더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보험영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자산운용 전략까지 그늘이 드리웠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현재 보험영업이익에서 적자를 보고 있지만, 총 자산의 90% 가량을 운용해 당기순이익을 보전하고 있다. 운용되는 자산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채권 및 주식 등에 투자할 수 있다.

특히 보험사는 보험업의 특성상 보험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험금이 있어 안정적인 자산운용이 필수다. 이에 대부분의 자산은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한다.

문제는 채권이 기준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이다. 즉,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채권이익도 동시에 떨어진다.

기준금리 인하는 생명보험사에 충격이 크다. 과거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에 판매한 6%~9%대 고금리 상품은 현재 3%대 자산운용수익률을 웃돈다. 이는 해당 시기에 판매한 상품으로 인해 생명보험사들이 이차역마진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는 의미다. 손해보험사들은 고금리 저축성보험과 장기인보험 매출 비중이 적어 역마진 부담을 덜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는 장기 상품을 보유한 보험사에 치명적”이라며 “새 회계기준과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을 앞둔 가운데 기준금리까지 내려가면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은 가중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기준금리 인하로 보험사의 자산운용을 어렵게 만들었지만 비대면채널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감염성이 높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보험설계사와 고객의 접점이 줄었다. 설계사는 보험업계 핵심 영업채널로,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계약 실적을 이끌어내고 있다.

보험사들은 실적 감소를 위해 고객이 설계사를 마주하지 않고 보험을 찾을 수 있도록 영업 전략을 수정, 언택트(Untact·비대면)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이 선보인 언택트 서비스를 보면 교보생명은 웰스매니저(WM)들이 고객에게 화상으로 재무설계를 상담해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DB손보는 3월 국내 최초로 단순사고 건에 대해 보상직원이 고화질 영상으로 상담·안내하는 서비스인 DB-V 시스템을 내놨다. 삼성화재는 셀프 보장분석 등의 서비스를 확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 미래에셋생명은 디지털 혁신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TF(태스크포스)를 꾸려 페이퍼리스(Paperless) 프로젝트에 착수했고, 하나생명은 ‘모바일 서비스’를 개편, 상품 가입 절차를 간소화해 소비자가 3분 만에 청약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언택트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강화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신뢰를 얻기 위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가운데, 현재 판매영역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온라인시장 확장밖에 없다”며 “온라인보험은 낮은 사업비와 저렴한 보험료라는 장점으로 고객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고 있어 보험사들도 확대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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