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금융위원회 손병두 부위원장은 회사채, 단기자금 등 시장성 차입 여건과 금융권의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18일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금융위,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관계자들과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손 부위원장은 분기 말 효과에 대해 점검하면서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금수요 증가와 분기 말 자금공급 축소 효과가 겹치면서 회사채 및 단기자금 시장의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등 일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 저신용등급 회사채·CP 매입 등 금융시장 지원 대책 및 증권사 유동성 지원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손 부위원장은 “최근 회사채와 단기자금 발행 시장이 일부 회복되고 스프페드 증가폭은 둔화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우량과 비우량등급 기업의 경우 회사채 발행 여건에 차별화가 되는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6월 만기도래 채권은 총 68조원으로 회사채가 12조2000억원, CP와 단기사채가 55조5000억원”이라며 “이 중 약 90%가 고신용등급인 만큼 차환 등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관련 자금수요가 컸던 증권사 등도 글로벌 주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외화를 보유하는 등 유동성 우려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손 부위원장은 “정부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RP 매도자의 현금성 자산 보유 규제에 대해 6월 말 자금수요 급증이 발생하지 일시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라며 “비우량채의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시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P-CBO, 산은·신보 CP 매입 통해 대응하고 저신용등급 회사채·CP 매입을 위한 기구가 설립되기 전에도 산은을 통해 우선 회사채·CP를 매입하는 등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파생상품 투자와 관련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손 부위원장은 “금년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FX 마진, 그리고 차액결제계약(CFD)의 거래가 크게 증가했다”며 “FX 마진거래의 경우 개시증거금 인상, 위험고지 강화 등 시장 건전화 조치를 이미 시행하였으나 여전히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92%로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생상품은 레버리지 거래의 특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라 투자자의 손실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어 금융당국은 관련 상품의 거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부위원장은 최근 손실위험이 크고 제시수익률이 높은 ELS 상품이 출시되는 데 대해 광고나 판매 시 투자자 보호 절차에 문제가 없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증권사의 전체 ELS 발행규모 등과 관련해서는 업계 등과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증권사의 자금조달과 운용을 건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조만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회사 건전성 문제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손 부위원장은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대한 전검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저금리 시대에 진입하면서 증권사는 수익원 창출, 다변화 목적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확대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투자는 규모가 크고 중도 환매나 재매각이 어려울 뿐 아니라 주요국 부동산 경기 하강 리스크가 있어 투자손실 발생 시 증권사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해외 투자의 상당 부분이 개인투자자 및 법인에게 판매됨에 따라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금융위는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증권사의 자체 점검을 실시토록 하고, 20년 만기도래분(2조6000억원)은 중점 모니터링 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손 부위원장은 캐피탈사의 경우 자금조달의 상당 부분을 회사채 시장에 의존하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해 유동성 문젝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캐피탈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경색 상황 아래 자금조달이 크게 위축됐으나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여전채 매입, P-CBO 인수 대상에 여전채 포함 등에 따른 영향으로 5월부터 우량 신용등급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연체율이 낮은 편이며, 자기자본 비율도 감독 수준을 상회하는 등 건전성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저신용등급 여전채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유동성리스크 모범규준을 제정하는 등 리스크 관리 강화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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