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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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주요 증권사가 판매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조기상환이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바닥을 찍었던 주요국 지수가 반등한 영향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조기상환이 완료된 ELS와 DLS는 각각 238건, 88건으로 집계됐다. ELS의 경우 지난달 조기상환 된 건수가 47건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5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ELS는 주가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수익을 제공하는 파생결합상품이며, DLS는 주가, 지수뿐 아니라 이자율, 통화, 실물자산과 같은 기초자산도 추종한다. ELS와 DLS는 6개월 주기로 조기상환이 이뤄지며, 조기상환을 위해서는 기준가격이 원금손실 위험구간(녹인·Knock-in)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통상 투자자들은 만기를 기다리지 않고 첫번째 조기상환 시점에 원리금을 회수한다.

올해 1~2월까지만 해도 ELS는 각각 1800건, 1500건이 넘는 조기상환이 이뤄지며 평균 수준을 유지했다. DLS 역시 300건 이상 조기상환 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3월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ELS, DLS도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요국 주가지수는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졌으며, 원유가격이 마이너스까지 급락했다. 여기에 주요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관련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DLS도 녹인 구간에 진입해 조기상환이 불가능해졌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 3월 ELS, DLS 조기상환은 각각 626건, 66건에 그쳤으며, 4월에도 37건. 33건에 불과했다.

ELS, DLS 상품이 줄줄이 조기상환에 실패하면서 투자자의 원금 손실 우려도 제기됐다. 일부 상품은 가입 기간 중 단 한번이라도 녹인 구간에 진입하면 수익이 나지 않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달 들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다우존스, 유로스톡스50지수, 닛케이225지수 등이 반등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ELS, DLS 조기상환도 숨통이 트였다.

일각에서는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고 국제유가도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ELS, DLS 조기상환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요국 주가, 국제유가 회복으로 ELS, DLS 조기상환이 전달보다는 많아졌지만 금액으로 따지면 6분의 1수준에도 못 미친다”며 “불확실성이 존재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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