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국내 중산층 10명 중 4명은 스스로를 하위층으로 인식하며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삶의 중요성은 높아졌지만 재무준비는 부족한 현실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1일 중산층의 노후준비성향,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현황을 담은 ‘2020중산층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중산층보고서는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2015년부터 중산층의 경제생활과 노후준비현황 분석을 중심으로 발간해 온 보고서로 이번 2020중산층보고서는 중산층을 포함, 총 13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중산층의 노후준비태도를 측정하는 노후준비성향 분석을 추가했다.

분석 결과 중산층은 건강관리는 양호하나 재무준비 태도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중산층이 생각하는 노인의 기준은 70.3세로, 은퇴 후 삶이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중산층은 은퇴에 대해 재정적 불안(68.9%), 건강쇠퇴(64.1%), 외로움(40.3%) 등 부정적 인식이 높은 반면, 미국은 자유(55%), 즐거움(53%) 등 긍정적 인식이 높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건강, 재무, 일, 여가, 가족, 사회적 관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반적인 노후준비 수준을 높여야 한다.

중산층은 노후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건강을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재무, 가족, 일·여가, 사회적 관계 순이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건강, 일·여가,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중산층의 노후준비성향을 살펴보면, 노후를 대비한 건강관리(64.9점)가 가장 양호했다. 반면 재무는 49.2점으로 가장 취약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대는 일·여가, 40대는 재무, 50대는 가족 및 사회적 관계에 대한 노후준비 태도가 전체 평균 대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의 경제생활과 노후준비 정도를 살펴보면 중산층들은 은퇴 후 생활에 자신 없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나라 중산층은 상위권 선진국에 살고 있지만. 현실의 삶에 크게 만족하지 못했다. 최근 OECD의 중산층의 기준 변경(중위소득 50~150%구간에서 75~200%구간)을 반영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중산층의 소득구간을 상향했는데도 불구하고, 중산층 10명 중 4명(40.5%)은 스스로를 하위층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중산층의 조건(4인 가구 기준)은 월 소득 622만원, 순자산은 7억 7000만원으로, 중산층 평균 월 소득 488만원, 순자산 3억3000만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중산층은 소득의 46.5%를 생활비로 소비하고, 23.5%를 저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소득수준이라도 자산관리 여부에 따라 가구경제의 차이도 발생했다. 자산관리가 계층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해 줄 수 있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중산층의 낮은 계층 인식은 노후준비 현황에서도 이어졌다.

중산층 10명 중 7명(67.2%)은 은퇴 후 중산층 계층을 유지할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실제 중산층 절반 이상(52.3%)은 노후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3층 연금제도에 모두 가입한 중산층도 13.7%에 불과해 연금을 통한 노후준비가 미흡한 상황이다.

중산층이 희망하는 월 노후생활비는 279만원(부부 2인)으로, 안정된 노후를 위해서는 대략 7억~9억원 정도의 노후자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산층의 노후준비(연금)지수는 69.4%, 경제수명 74세에 불과하다.

100세시대연구소 박진 소장은 “건강, 재무, 가족, 일·여가, 사회적 관계 가운데 단 하나라도 부족하면 행복한 노후를 맞이할 수 없다. 부족한 영역 없이 전반적으로 균형 있는 노후준비가 필요하다”며 “중산층 노후준비성향 분석 결과, 재무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부터라도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좀 더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관리한다면 은퇴 즈음에는 전반적으로 균형 있는 노후준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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