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내년 7월 오렌지라이프와 통합을 앞둔 신한생명이 이르면 이달 말 판매자회사(자회사형 GA)를 출범시킨다. 통합 과정에서 서로 다른 성격의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설계사 이탈을 막고, 제판(제조·판매)분리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출범한 생보업계 7개 판매자회사 중 3개 회사만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8번째 회사에 대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이르면 이달 말 판매자회사(자회사형 GA)를 출범한다. 판매자회사 출범을 위해 최근 단행한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본사 직원 일부가 판매자회사 설립 추진단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자회사란 보험사의 지분이 들어간 GA(독립법인대리점)을 말한다. 다른 보험사와 제휴를 맺어 타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판매자회사 설립과 관련해 인사이동 등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신한생명은 그간 판매자회사 설립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다만 시기상 설립의 적정성 여부를 따져 봤을 때, 오렌지라이프와의 합병을 앞두고 최근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신한생명의 판매자회사 설립은 오렌지라이프와 합병을 앞두고 효율적인 영업 체계를 갖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생명의 영업 조직은 여성 비율이 높고 오렌지라이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연령대도 높다. 반대로 오렌지라이프는 젊은 설계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남성 비율이 높다. 영업 문화와 성격이 전혀 다른 셈이다.

업계에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서로 다른 영업 문화를 가진 만큼 융합 과정에서 잡음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판매자회사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양사가 합병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설계사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며 “신한생명의 판매자회사 설립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제판분리 가능성도 염두했을 것”이라며 “제판분리 시 GA의 영향력에 보험사가 휘둘릴 수 있는데, 판매자회사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영향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신한생명 판매자회사의 시장 안착 및 호실적 달성 여부는 알 수 없다. 앞서 출범한 생보업계 판매자회사들 대부분이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면서 성공 사례를 남기지 못하면서다.

현재 생보업계 판매자회사는 삼성생명금융서비스, 한화라이프에셋, 한화금융에셋, 라이나금융서비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 ABA금융서비스 등 7개사다.

이 중 흑자를 기록한 회사는 작년 말 기준 한화라이프에셋(27억7100만원), 라이나금융서비스(20억8358억원),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19억6655만원) 등 3개사다. 이 외에는 수 십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판매자회사들의 계속되는 적자를 잘못된 설립 의도에 있다고 본다.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 이동과 저능률 설계사를 분류하기 위해 설립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자회사 설립부터 고능률 설계사를 이동시킨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저능률 설계사를 위주로 이동시켰을 것”이라며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는 출범한 지 2~3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반면, 타사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게 이러한 사실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생명이 판매자회사를 수익 창출 회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와 같은 차별성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