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최근 보험업 진출 의사를 밝힌 IT기업이 늘고 있다. 저출산·저금리·저성장 등 3중고를 겪고 있어 미래 산업 가치가 저평가되는 보험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신규 사업자들이 저렴한 보험료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고객을 유치함으로써 소비자의 빅데이터를 얻고, 이를 활용해 신사업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토스, 카카오 등 대형 IT기업들이 잇따라 보험산업 진출 의사를 밝히며 디지털 보험사 및 보험대리점 등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토스의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는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와 올해 말까지 보험 인력 채용을 진행한다. 보험분석 매니저인 신입사원을 100명 공개 채용해 보험영업의 기반을 다진다는 의도다.

토스는 지난해 1월부터 미니보험 서비스 탭을 앱에 구축하고 국내외 다수의 보험사와 제휴를 맺어 해외여행자보험, 휴대폰파손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는 회사로, 국내 17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초봉이 4000만원 지급된다는 점이 이목을 끌고 있다. 생보사 신입 전속설계사 기준 월 100만원의 정착지원금을 포함한 기본 실적 달성 시 첫 월급인 약 240만원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NF보험서비스’ 상호명으로 GA(법인보험대리점) 설립 등록을 마쳤다. NF보험서비스는 ▲보험대리점업 ▲통신판매업 ▲전화권유판매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을 주업무로 한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로 보유 고객만 4000만명에 달한다. 많은 회원 수와 포털사이트 및 앱의 소비자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보험사의 러브콜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활성화와 함께 카카오톡으로 이름을 알린 카카오는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을 추진 중이다. 당초 삼성화재와 합작 디지털 손보사를 세울 계획이었으나 이견이 발생해 단독 설립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라고 불리는 카카오톡으로 4500만명에 달하는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대중성과 접근성이 높아 비대면 보험영업 활성화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빅테크 기업들이 보험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소비자 개개인의 더 많고 세밀한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보험업은 저출산·저금리·저성장 등 3중고를 겪고 있다. 저출산은 미래 시장 축소, 저금리는 수익 감소 및 역마진 리스크 증가, 저성장은 수익 창출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것을 뜻한다. 미래 산업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상품 구조가 간단하고 보험료가 저렴한 장점이 있는 비대면 영업에 집중된 IT기업들이 상품판매 수수료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토스의 경우 보험업 진출, 상품판매를 통해 수익을 낼 생각이 없다”며 “수익보다 모집되는 소비자의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목적이라는 말을 관계자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와 카카오도 마찬가지로 빅데이터 축적을 위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나 또 다른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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