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투자자들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 대상 대출을 중단하거나 기준을 높이며 속도조절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전거래일보다 1000억원 이상 늘어난 13조2013억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3조원을 넘어선 것은 집계 이후 처음이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뜻한다. 통상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는 주식 상승에 베팅해 주식을 사들인 개인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신용거래융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주가가 바닥을 찍었던 지난 3월 10조원을 넘어선 뒤, 증권사들이 반대매매 물량을 쏟아내면서 6조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주가지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5월 10조원 수준을 회복했으며 지난달에는 2년 만에 1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10일 13조원을 처음 넘어선 뒤에도 지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투자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자, 증권사들은 속도도절에 나섰다.

현행법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신용공여의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20%를 넘지 못한다. 기업을 제외한 개인 대상 대출 규모는 자기자본의 100%로 더 낮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대상으로 한 신용거래융자가 급증한 만큼,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 취급을 줄여야 하는 셈이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부터 예탁증권담보융자 신규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투자를 위한 신규 대출이 중단 대상이다. 다만 신용융자 및 매매담보대출은 이용이 가능하다.

키움증권도 지난 14일 ‘키움형 대용’ 계좌에 한해 보증금률 45%, 50%, 60%의 현금비율을 기존 15%에서 20%로 5%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달에도 키움형 대용 계좌의 현금비율을 10%에서 15%로 5%포인트 높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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