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에 따라 올해 하반기 증권, 캐피탈, 신용카드, 생명보험사 등 금융권 전반의 신용도 저하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국내 금융사들은 높은 리스크 관리 능력과 자본완충력을 가지고 있어 실제 신용등급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상반기 금융업종 정기평가 결과 시사점 및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신평은 올해 하반기 긍정적 전망보다는 부정적 전망이 많은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의 경우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저하가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올 하반기부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올 1분기에도 이자이익 감소와 대손상각비 증가를 판관비 감축으로 보완한 바 있다. 다만 은행은 우수한 자본완충력과 리스크 관리능력을 가진 만큼 신용도가 변동될 가능성이 낮다.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위지원 실장은 “가계부채 규제 및 회사채 발행여건 악화로 은행권에서 기업 신용대출 규모를 빠르게 확대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출 포트폴리오 위험 확대 수준 및 비우호적 경제여건 아래 확대된 신용대출 관련 대손 부담 증가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는 2분기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 급반등에 힘입어 운용부분 실적이 대폰 개선될 전망이다. 투자중개부문 역시 개인 주식거래대금 급증의 영향으로 우수한 실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IB부문은 해외대체투자 등의 딜 감소 영향이 2분기부터 나타나면서 IB을 집중 취급하는 증권사의 수익성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위지원 실장은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업체별 리스크관리 능력 및 영업 경쟁력에 따라 차별화될 전망”이라며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고위험 익스포져가 많은 증권사는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잇따른 사모펀드 사고로 인한 배상·보상 문제와 관련된 영업이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사는 코로나19 채무자 지원 프로그램 종료 후 이연된 부실이 일시에 나타날 위험이 높지만, 이익창출력과 자산건전성이 유지되는 점을 감안하면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민간소비지출 위축이 지속되면 카드이용대금 감소 및 결제부문 이익 감소 가능성이 있다.

생명보험사는 저성장, 저금리, 자본규제 강화와 같은 비우호적 업황 속 수익구조 및 보유자본 구성에 따라 신용도가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지원 실장은 “포화된 보험시장 속 보장성 보험으로 판매전략이 집중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또한 신계약비 부담 증가, 위험률차손익 불확실, 이차역마진 유지 또는 확대로 저수익성도 심화됐다”며 “해외투자 및 대체투자가 증가하며 투자운용 포트폴리오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실적 안정성에 기여할지 주목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캐피탈사는 경기악화가 지속된 탓에 상용차금융, 중고차금융 자산, 중소기업, 후순위 PF 대출과 같은 주요 영업자산에서 건전성 저하가 우려된다. 경쟁 심화, 가계부채 규제,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자동차금융, 가계대출, 기업금융 둥 전부문에서 영업기반 성장 여력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며, 개인사업자 원금유예(상용차, 개인사업자 대출)과 같은 정부정책에 따라 자산건전성 실체화 시간도 길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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