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SPV·기업유동성지원기구)가 오는 24일 본격 가동된다. 1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SPV는 내년 1월 13일까지 비우량채(A~BBB)등급) 위주로 회사채와 CP를 본격적으로 매입한다.

17일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산업은행에 다르면 SPV는 지난 14일 법인 설립등기를 완료한데 이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주요 재원이 될 자금 8조원을 대출하기로 의결했다.

한은은 다음 주 실행될 첫 대출에 1조7800억원을 투입하고, 금리는 기준금리에 일정 스프레드를 가산해서 정한다.

대출기간은 취급일로부터 1년 이내이며, 담보는 SPV 전체 자산으로 잡는다. SPV 재원은 한은 대출과 산은 출자금 등을 포함해 우선 3조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나머지 7조원은 자금을 요청하면 대출하는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조성한다.

SPV는 이달 24일부터 산은이 시장안정 차원에서 선 매입(5월 20~7월 13일)해 온 비우량체를 포함한 회사채·CP를 매입할 계획이다.

신용등급별로는 투자 등급인 비금융회사 발행물을 모두 포함하도록 하되, 비우량채(A~BBB등급) 위주로 매입하기로 했다. 금융회사에서 발행하는 회사채·CP, 금융회사 채무보증 PF-ABCP 매입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이자보상 비율이 2년 연속 100% 이하인 기업(코로나19 사태 이전 기준)도 매입대상에서 제외됐다. SPV 동일기업 및 기업군에 대한 매입 한도를 전체 지원액의 2% 및 3% 이내로 제한했다.

복수의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다르기 받는 경우에는 낮은 신용등급을 적용한다. 또한 SPV는 원칙적으로 발행물을 중심으로 매입할 계획이지만 시장안정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유통물도 매입하기로 했다.

매입 증권 만기는 회사채가 만기 3년 이내, CP가 만기 3~6개월 이내다.

매입 가격은 시장금리보다 낮지 않은 적정 금리 수준으로 설정한다. SPV가 시장의 투자 수요를 구축하지 않고 기업들의 시장조달 노력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매입 기간은 SPV 설립일로부터 6개월까지다. 자산보유기간(3년)과 청산기간(6개월)을 포함하면 SPV는 총 4년간 운영된다.

SPV는 이사회에서 투자 관련 의사결정을 수행한다. 이사회 자문기구로 투자관리위원회를 두고 투자 가이드라인 제정 등을 지원하고 투자대상 선별과 투자 등의 업무는 SPV가 산은에 위탁해 수행한다.

정부는 본격 가동되는 SPV에 대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며 “최근 들어 우량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여건은 일부 개선되고 있으나 비우량채 투자 수요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SPV가 본격 지원을 개시할 경우 비우량채 발행여건 개선,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축소, fallen angel(추락한 천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등을 통해 자금시장 불안소지를 완화하고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로나19 지속으로 시장여건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경우 자금 시장 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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