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네이버와 자동차보험 판매 수수료 협상을 시작했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국내 최대 온라인 플랫폼인 네이버를 통한 신규 고객 유입으로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규모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수수료 지급 등에 따른 손해율 악화로 적자 규모가 커지고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3개 손해보험사는 네이버파이낸셜의 보험상품 판매 자회사인 NF보험서비스와 온라인 자동차보험 판매 수수료를 협의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현재 협의 중인 보험사에 신규 계약 성사 수수료로 11%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전화를 이용한 텔레마케팅(TM)채널 수수료율인 5~10%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면 각사가 직접 운영하는 CM채널은 수수료가 전혀 들지 않는다.

이들 손보사는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신규 고객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최대 온라인 플랫폼인 만큼 자동차보험 마케팅 노출 빈도가 높아지고,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다.

현재 자동차보험 시장은 업계 1위 삼성화재가 약 30%를 점유하고, 현대해상과 DB손보가 각각 20%를 유지하고 있다. KB손보는 약 16%대다.

특히 삼성화재는 사이버마케팅(CM)채널 시장 점유율이 50~60%에 달한다. 사실상 CM채널 시장을 장악한 셈이다.

삼성화재는 2009년 국내 최초로 고객이 직접 인터넷을 통해 가입하는 CM채널을 개설해 자동차보험 상품을 판매했다. 1사 2 요율제 시행으로 경쟁사들이 대면채널 외에 텔레마케팅(TN)채널에 집중할 때 CM채널에서 성장 가능성을 본 것이다.

대형 3사가 네이버와 자동차보험 수수료를 협의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화재는 아직 네이버와 협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를 제외한 대형 3사가 네이버와 손잡을 경우 온라인채널 시장 규모는 확실히 커질 것”이라며 “삼성화재에 쏠린 자동차보험 시장 지도가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협업으로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의 자동차보험 시장 입지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들 보험사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가능성 목소리도 나온다.

자동차보험은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적정 손해율(77%~80%)에 근접해 있지만, 평소 90%에 달하는 손해율을 유지하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수치로, 적정 손해율보다 높을 경우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는 현대해상, DB손보, 손보가 네이버를 통해 고객 유입에 성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경우 손해율 악화에 따른 적자 규모 확대도 감내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가격 경쟁이 심한 자동차보험의 경우 손해율 악화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면 가격 경쟁력에서 타사에 밀릴 수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네이버와의 협업으로 초기 고객 유입에 따른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손해율 악화에 따른 적자 누적과 보험료 인상 등 부정적인 요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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