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감독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직·간접 투자하는 것처럼 투자제안서를 실제와 다르게 기재하고 펀드 자금 일부를 개인 계좌를 통한 주식·선물옵션 매매에 이용하는 등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현재 환매가 연기된 펀드는 24개로 약 2401억원이지만 나머지 펀드 역시 환매가 연기된 펀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산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만기 도래시 환매연기가 불가피하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주요 운용사의 유동성, 자사 펀드 편입 여부, 만기구조 파악을 위해 사모펀드 실태점검에 나섰으며 옵티머스를 포함한 10개 운용사를 집중관리대상으로 선정했다.

금감원은 서면검사 과정에서 옵티머스의 불건전 영업행위 혐의를 파악했다. 투자제안서에는 ‘공공기관 발주 확정 매출채권’에 직·간접 투자한다고 했지만, 실제 펀드자금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되지 않고 다르게 사용된 것이다. 금감원은 현장검사 착수 즉시 강제수사 필요성이 제기돼 불법행위 혐의를 통보하는 등 검찰과 공조를 진행했으며, 검사과정에서 옵티머스의 PC 교체 및 은닉 사실을 확인하고 외부에 은폐한 PC 및 각종 서류를 확보·봉인했다.

현재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감독당국이 선임한 관리인을 중심으로 옵티머스의 펀드 및 고유재산이 관리되고 있다. 금감원의 현장검사 이후 옵티머스자산운용 임직원 대부분이 퇴사해 펀드 관리업무에 공백이 발생한 영향이다.

지난 21일 기준 옵티머스 펀드는 46개, 5151억원이며 이 중 24개 펀드, 약 2401억원이 환매 연기됐다. NH투자증권이 84%에 해당하는 4327억원을 판매해 가장 많았으며 한국투자증권 287억원, 케이프투자증권 148억원 순이다. 금감원은 환매가 중단되지 않은 나머지 22개 펀드 또한 환매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해당 펀드 역시 환매연기 펀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산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사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개월 정도 소요되는데, 아직까지 투자자산에 대한 실제성, 손실여부, 금액자체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중간 검사를 통해 확인한건 펀드 상당부분이 회수가 어렵고 가치가 낮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의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며. 사무관리사인 예탁결제원, 수탁사 하나은행의 현장검사는 완료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옵티머스 펀드 판매 심사 과정에서 상품구조, 투자대상자산의 실재성을 적절히 확인했는지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 예탁결제원과 하나은행은 추후 내부검토 및 제재절차를 통해 법규위반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사들이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펀드라는 식으로 불완전판매를 한 만큼 판매사들의 선보상 방안으로 투자자 보상부분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금감원은 펀드의 전문적‧체계적 관리를 통한 투자재산 회수를 위해 다른 운용사로 이관을 추진한다. 자산실사가 완료되면 기준가 조정 등의 과정을 거친 후 펀드 이관을 진행할 예정으로 현재 사모사채가 편입돼 있지 않고 다른 펀드와의 연계성이 낮은 3개 펀드에 대해서는 펀드 이관 절차가 진행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옵티머스는 라임펀드와는 다르게 판매회사별로 다른 펀드를 판매했기 때문에 판매사 쪽에 펀드를 이관해 투자재산 회수 절차를 진행한다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펀드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NH투자증권이 계열사로 이관하는 방안을 확정하지 않아 가교 운용사를 설립하는 안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해 지난 17일까지 총 69건의 분쟁조정신청이 접수됐다. 모두 NH투자증권에서 판매된 펀드다. 금감원은 검사결과 분석, 3자 면담을 통해 빠른 시일 내 확인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