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연이은 환매 중단 사태로 사모펀드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 시장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금융투자업계는 내부통제 및 준법감시 기능 강화를 통한 신뢰 제고를 외치고 나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사모펀드 설정 개수는 1만198개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초보다 700개 가까이 줄어든 수준으로 1년 전보다는 1300개 가까이 감소해 2018년 11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사모펀드 시장은 2015년 정부의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에 따라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환매 중단을 겪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에도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디스커버리펀드, 옵티머스 펀드 등이 줄줄이 환매 중단을 선언한 탓에 사모펀드 투자자들도 급감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금융투자업계는 사모펀드 신뢰 제고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금융투자협회와 펀드업계는 지난 23일 사모펀드 신뢰 훼손과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신뢰받는 펀드 시장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금투협은 운용사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오는 9월부터 현장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164개 사모펀드로부터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와 관련한 230여개 항목으로 구성된 자료를 받고 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펀드업계는 사모펀드 운용에 있어 내부통제와 준법감시 기능을 스스로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는 등 투자자 및 펀드 재산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협회 또한 준법감시인 대상 교육을 통해 준법감시인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업무 역량 및 준법의식 강화를 위한 업무매뉴얼 배포, 온라인 기반의 내부통제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등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금투협은 사모펀드가 가지고 있는 순기능을 고려해 투자자들이 사모펀드에 관심을 이어가줄 것도 당부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사모펀드를 비롯한 금융투자산업을 통해 중소·혁신기업에 공급되는 자금규모는 연간 20조원을 넘는다. 또 사모펀드로 인한 일자리는 2016년 말 1331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 3356명까지 늘어 연평균 51%씩 증가하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협회가 사모펀드 모든 정보를 취합해 운용 과정에 관여하는 것은 힘들다”며 “정부가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협회에서 추가 제재를 하기 어려워 상품의 위험을 줄이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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