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라이나생명 매각설이 돌고 있다. 소형사인 라이나생명의 당기순이익은 대형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기존 매물로 거론되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그나 그룹이 한국 라이나생명 지분 100%를 매각할 방침이며,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나생명은 올해 1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708억4500만원, 매출액 5조5528억원을 기록했다. 총자산(4조8478억원) 기준으로 업계 20위 소형사로 분류되지만 순이익은 대형사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라이나생명의 매각 가치를 2~3조원 가량으로 본다. 상품 구조도 정기보험과 갱신형 등 미래 리스크가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형태로 설계돼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라이나생명이 매물로 나올 시 인수 후보자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등이 거론된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 숙제를 안고 있고, 하나금융의 경우 하나생명을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지만 업계에서의 입지와 수익성 낮다.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는 최근 KDB생명 입찰에 참여한 이력이 있어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라이나생명은 텔레마케팅(TM)채널을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보험사다. 이는 금융지주나 사모펀드, 개별 보험사에 인수되더라도 합병이 수월하게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라이나생명은 총자산이 업계 최하위임에도 불구하고 대형사 수준의 높은 당기순이익을 매년 기록하는 건실한 회사”라며 “상품 설계가 회사에 유리하게 잘 돼 있고, 영업조직도 하나의 채널로 볼 수 있어 합병 시 잡음이 타사 대비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르델셜생명에 이어 라이나생명까지 매각설이 나오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물 가치는 상대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각각 2015년, 2016년에 중국 안방보험 자회사로 편입한 보험사다. 하지만 안방보험 우샤오후이 회장이 구속되면서 중국 은보감회가 2년간 위탁경영을 했고, 지난 2월 위탁경영이 종료됐다. 위탁경영이 종료되면서 사실상 매물로 나온 셈이다.

앞서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나오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 매각은 한 차례 밀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각각 2016년과 2017년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지만, 수익성과 회사 재무건전성 면에서 푸르덴셜생명이 더 건실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흡수하고,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금융지주 인수 후보자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만 남은 상태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경우 최근 더케이손보를 인수한 직후이기 때문에 생보사 인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될 당시 증자 등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받으며 저축성보험을 대량 판매했지만, 안방보험 회장이 구속되면서 증자가 물거품 됐다”며 “안방보험 위탁경영이 시작되면서 매물로 나왔지만, 건실한 회사인 푸르덴셜생명과 라이나생명이 잇따라 매물로 등장하면서 매각 시기가 계속 미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