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 역대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중소형주와 IT, 건강관리 종목에 집중돼 있어 향후 주가 조정 시 주가지수보다는 개별주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3조9537억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24일 14조원을 넘어서며 정점을 찍은 뒤 10거래일 넘게 13조원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뜻한다. 신용거래를 활용하면 투자자는 보유한 현금을 초과해 주식을 사들일 수 있다. 종목에 따라 40~60%의 증거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400만~600만원으로 1000만원 어치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셈이다.

통상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는 주식 상승에 베팅해 주식을 사들인 개인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시 움직임에 후행해 상승 추세가 확인되면 증가하고, 하락 전환 시 감소하는 형태를 보인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개인 자금 유입이 급증하면서 신용거래융자 비율이 급증했다. 시가 총액 대비 코스피, 코스닥의 신용잔고 비율은 각각 0.4%, 2.4%로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개인들의 ‘빚내서 주식투자’는 중소형주에 집중됐다. 시가총액 1조원 미만 중소형주의 신용잔고는 10조원으로 전체의 73%를 차지하고 있으며, 종목별 시가총액과 신용거래융자 잔고율 산포도를 보면 시가총액이 작을수록 잔고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테마주+ 신용거래’ 조합의 고위험- 고수익 추구 투자 형태가 증가한 것이다.

섹터별로는 IT, 건강관리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두 섹터는 현재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신용거래융자 잔고 급증이 지수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거래융자가 시가총액 1조원 미만 중소형주와 IT·건강관리 테마주에 집중돼 있는 만큼, 지수가 아닌 개별주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최유준 애널리스트는 “신용잔고가 중소형주에 집중돼 있어 지수 하락 시 개인 자금 이탈은 제한적”이라며 “높은 신용잔고는 조정 국면에서 개별주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며 지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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