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하반기 계절적 요인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율이 안정됐지만, 폭우에 따른 차량 침수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하반기 손해율 악화 정도에 따라 내년 초 자동차보험이 또 한 차례 인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4개 손해보험사의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8% 1년 전과 비교해 2.9%포인트 감소했다.

자동차보험 점유율 약 82%를 차지하는 상위 4개 손보사의 손해율이 소폭 하락한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이다. 지난 1월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한 이후 3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다. 이는 외출 감소 및 지역 간 이동을 줄여 차량 이용량을 자체를 감소시킨 효과로 이어졌다.

지난 1~5월까지 이 같은 이유로 4개 손보사의 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2.5%포인트 감소한 83.9%를 기록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 경각심이 다소 누그러지고, 개인 차량을 이용한 출·퇴근, 외출이 증가하면서 85.4%로 전달 대비 4.1%포인트 늘었다.

손보업계가 보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인 77~80%와 비교해도 크게 높지 않을뿐더러, 1년 전과 비교하면 3~4%포인트 낮은 수치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차량 운행량이 줄어 뜻밖에 호재가 있었다”면서도 “7월에는 휴가철 늘어난 차량 이용량과 장마, 태풍 등의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손해율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여름철 장마가 시작되면서 집중호우에 따른 자동차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의하면 지난달 9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 건수는 3041건으로 집계됐다. 추정 손해액만335억19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9일부터 29일 오전 9시까지 4개 손보사에 접수된 건수인 1620건(161억2000만원)과 비교하면 짧은 기간 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당 기간 집중호우에 따른 차량 침수피해가 발생한 지역이 부산과 경상도에서만 1478건 발생했다는 점은 손해율 악화 가능성을 높인다.

장마전선이 북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량 수가 많은 서울·경기 지역 피해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여름철 침수에 따른 차량 피해액 증가는 예측 가능한 범위”라며 “다만 강수량과 차량 피해 규모를 예측하기는 어려워 어느정도 수준까지 손해율이 상승할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년 적자 구조인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적정 손해율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안정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18년과 2019년 손보업계가 자동차보험료 인상 결정을 내릴 때마다 금융당국이 소폭 인상할 것을 요구하면서 손해율에 적합한 인상을 하지 못했다”며 “손해율이 적정 손해율보다 높은 상태로 유지된 상태에서 침수 피해가 더해지고, 안정되지 못한다면 내년 보험료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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