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이 급등했다. 하반기 미국 실질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대선 관련 불확실성도 상존하면서 금값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연구소 천대중 전문연구위원·박수빈 조사원은 5일 이러한 내용의 ‘금융시장 브리프’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말 기준 금값(런던 금거래소 기준)은 온스당 1965달러로 직전 고점(2011년 9월 1895달러)을 상회했다. 이에 국내 금값(한국거래소 기준)도 7월 28일 그램당 8만100원으로 2014년 3월 KRX금시장 개장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값이 이처럼 급등한 이유는 글로벌 경기침체(국채금리 하락)에 대응한 완화적 통화정책(달러화 가치 하락)·적극적 재정정책(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자극)이 강화되는 가운데, 경제 불확실성 지속으로 금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금은 생산량이 제한되고 품질이 변하지 않아 인플레이션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 자산으로 인식되는 반면, 미국 달러는 약세 시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일으킨다.

미국은 2분기 GDP가 33% 하락하며 국채 10년 금리가 사상 최저치(7월 31일 0.53%)로 하락했다. 반면 기대인플레이션은 3월 19일 0.55%에서 7월 31일 1.55%로 상승하면서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인플레이션)가 –1.03%로 급락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일본간 기준금리 격차뿐 아니라 장기실질금리 격차도 축소(미국-독일간) 내지 역전(미국-일본간)되면서 미 달러화 가치에 하방압력도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갈등, 11월 미 대선 등 불확실성이 상존해 안전자산으로서 금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올해 말 금값은 7월 말 종가 대비 10% 높은 수준인 온스당 2200달러까지 완만하게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천 전문연구위원은 “하반기 금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의 경기가 회복하면서 산업용·장신구용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IMF의 신속한 구제금융과 미 연준의 달러화 유동성 공급 확대로 일부 신흥국이 외환시장 방어를 위해 금을 매도할 필요성도 크게 축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세계 경제가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에 실패하거나 미·중 갈등이 글로벌 교역침체를 초래하는 수준으로 악화한다면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규모가 더욱 늘어나고 미국 실질금리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여 2021년 금값은 온스당 2500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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