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메리츠화재가 7월 업계에서 유일하게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을 기록했다. 적자를 지속하는 자동차보험은 우량고객 위주로 모집하면서, 장기인보험에 집중한 효과다.

1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지난달 가마감 기준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9%로 집계됐다. 6월(81.0%)과 비교하면 0.1%포인트 개선됐다.

메리츠화재는 손보업계에서 가장 낮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기록했다. 이는 손보업계가 적정 손해율로 보는 78~80%에 가장 근접한 수준이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손해율 격차는 더 크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9%다. 전년 동기(89.3%) 대비 3.4%포인트 개선됐지만, 전달(85.6%)과 비교하면 0.3%포인트 증가했다.

현대해상(85.0%)은 전달(86.4%) 대비 1.4%포인트 낮아진 반면, DB손보(86.5%)는 6월(84.1%)보다 2.4%포인트 높아졌다.

KB손보(84.8%)도 6월(85.0%) 대비 0.2%포인트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정 손해율보다 높은 상태가 지속됐다.

이 외에 한화손보(91.3%), 롯데손보(91.0%), MG손보(108.7%), 하나손보(90.0%)가 90% 이상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악사손보와 흥국화재는 가마감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평월 수치 및 업계 변동 폭을 대조하면 90% 이상의 손해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적정 손해율을 웃돌고 있는 가운데, 메리츠화재가 80%의 손해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익성 위주의 사업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는 2016년 장기인보험 강화를 위해 사업가형 지점장제, 초대형 점포제, 업계 최고 수수료율 제도 등으로 영업기반을 정비했다. 장기인보험은 보험료 규모는 자동차보험보다 작지만 납입기간이 길어 수익성이 좋다.

반면 만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은 비중을 줄였다. 인수기준을 강화해 우량고객 위주로 모집하면서 손해율 관리에 집중했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사 이익을 위해 의무가입 보험인 자동차보험 인수기준을 높여 타사에 위험을 전이하고, 수익만 챙긴다는 이유에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우량고객만 모집하기 위해 인수기준을 강화하면 갈 곳을 잃은 소비자들이 타사로 유입된다”며 “모든 손보사들이 만년 적자 구조의 자동차보험 사업을 하고 싶지 않아 하는 가운데, 이러한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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