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상반기 보험업계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업권별로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상품군에서 예상치 못한 효과가 나타난 데다, 환율 차익에 따른 해외투자 평가 이익이 증가해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등 4개 생보사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등 5개 손보사가 이번 주 실적 발표를 한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이날 실적을 발표하고 순차적으로 13일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 한화손보, 14일 동양생명, 18일 삼성화재가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다.

보험업계 상반기 실적 전망은 밝다. 코로나19 사태가 실적 반등 기회를 제공하면서다.

우선 생보업계는 주력 상품인 변액보험 호재를 맞았다. 1분기 하락했던 증시가 2분기 들어 반등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뛰었기 때문이다.

변액보험은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펀드, 채권에 투자해 수익률에 따라 보험금이나 환급률이 바뀌는 상품이다. 증시 변동 영향에 따라 판매량 및 보증준비금이 변동하는데, 2분기 주가 상승으로 판매량과 보증준비금이 모두 늘었다. 보증준비금은 계약자의 최저연금적립액과 최저사망보험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재원을 말한다.

생명보험협회에 의하면 올해 1분기 기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59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126억원) 대비 90.4%(2828억원) 증가한 수치다.

손보업계도 대표 상품인 자동차보험에서 손해율이 안정되면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자동차보험은 매년 적자 폭을 키웠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율이 하락한 것이다.

실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대형 5개사,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2.3~4.0%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3월부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차량을 이용한 외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1분기까지는 4월 절판마케팅 이슈가 있어 영업이 원활했지만 4월부터 대면채널 영업이 어려워졌다”며 “영업이 어려워져 신계약비 지출이 감소해 대부분 보험사들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도 크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가치가 높아졌다. 환율이 상승하면서 해외투자 부문 평가 이익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동양생명은 지난 1분기 환율 평가 가치 상승으로 6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61.6% 증가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가 상승에 따른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증가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도 보험사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있지만, 환율 상승효과가 보험사 순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자산 규모가 큰 보험사일수록 투자 규모도 커지는데, 해외투자에 따른 환율 차익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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