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병화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팬데믹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박쥐에 근원이 있다고 알려진 코로나10에 감염되면 인체의 장기에 손상을 입히고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등 사람에게 치명적 손상을 일으키고 심지어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고 있다. 더욱 공포스러운 것은 코로나19의 사람 간 전파의 원인이 침방울 등 접촉에 의한 감염이어서 이제는 세계인이 서로를 식별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마스크를 착용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비대면에 의한 업무처리를 넘어 사람 간의 소통도 가급적이면 경원시되는 현실에서 미국의 존스홉킨스대의 결과를 인용하면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약 16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이 겪은 세계대전에서보다 많은 자국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바이러스로 인한 죽음이 빈번하게 되면서 코로나19시대에서의 죽음의 의미도 다소 가볍게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고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사람 사이의 소통과 인간의 죽음에 대해 반추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지은 백세일기는 사랑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 해주고 교육관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윤동주 시인의 같은 반 친구이기도 한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아침 6시 30분이 되면 토스트 반조각, 우유 한 잔, 호박죽 조금, 과일, 커피 반 잔으로 조반을 섭취한다. 그리고 60세를 앞두고 수영을 시작하고 건강은 일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된다고 김 교수는 말한다. 김형석 교수의 일을 한다는 의미는 사회에 기여한다는 뜻이다. 곧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일을 하고 일을 하려면 건강해야 하고 건강하려면 식사와 운동을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를 함께 살고 있는 김형석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면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므로 안타까워할 것이다.

“나는 일을 하는 사람이 건강하다고 생각한다...일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회에 기여한다는 뜻이다. 운동이 건강을 위해 필요하듯이 일을 위한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이다”(백세일기, p.20, 김영사)

저자는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사랑은 언제나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는다”(백세일기, p.129, 김영사)

사랑이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는다면 저자의 사랑은 인류가 살아있는 한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소통하지 않고 어떠한 관계도 없이 혼자 인생을 영위하지 않는다면 어떤 한 사람에 대한 마음은 남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의 이러한 사랑관은 우리 사회에 대한 진단으로 이어진다. 우리 사회가 불행한 원인으로 공동체 의식의 상실을 지적한다.

“나는 우리 사회를 불행과 고통으로 끌어들인 문제의 핵심은 아주 평범한 ‘공동체 의식’을 상실했거나 포기한 데 있다고 본다...대화의 필요성과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투쟁해서 승자가 되면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사고방식이다”(백세일기, p.229, 김영사)

사랑은 대상에 대한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기에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이 없으면 대상에 대한 아름다운 마음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름다운 마음은 더불어 함께 산다는 화합의 마음과 개념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살면 누군가는 죽는 제로섬 게임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공동체 의식이 결여되기 쉽다. 각박한 경쟁문화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대상과 하나가 되는 공동체 의식을 갖기란 어렵다.

90을 맞은 김형석 교수에게는 변화가 찾아온다. ‘함께 일하던’ 김태길, 안병욱 교수가 김 교수를 떠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저자에게 두 가지의 변화가 찾아오는데 허전함과 신체적 여건이다. 이를 저자는 자신의 ‘인간적 성장’을 위해 몰두한다.

“90 고개를 넘었다...정신과 육체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인간적 성장은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했다...후배와 다른 사람들에게 작은 모범과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는 의지는 감소하지 않았다”(백세일기, p.171, 김영사)

저자의 사랑은 의지라고 볼 수 있다. 대상이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는 것이 사랑이라면 가까운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지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게 하는 작용인 것이다. 김형석 교수의 의지작용은 대상을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기고 이는 공동체 정신의 바탕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타율은 공감의 의지작용을 일으키지 못한다. 공산주의 사회와 일제 치하에서의 교육을 경험한 김 교수는 이념을 주입시키는 교육에는 사랑이 없다고 본다.

“교육을 정치 이념 수단으로 삼는 공산 치하의 교육과 학생들을 어리석은 백성으로 키우려는 식민지 교육을 보면서 나는 교육의 의미를 깨달았다. 한편으론 고마운 일이었다. 사랑이 있는 교육의 가치를 그때 알았다”(백세일기, p.97, 김영사)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으로 죽음의 의미와 비대면 문화의 성행으로 인해 사람 간 소통의 중요성이 다소 가볍게 여겨질 수 있는 현실에서 100세를 넘긴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사랑, 의지, 자율, 공동체 의식에 대한 사상은 사랑의 의지로 대상에 대해 아름다운 마음을 갖는 것이 화합의 공동체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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