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올해 상반기 생명·손해보험업계의 실적이 엇갈렸다. 생보업계는 주가 하락으로 보증준비금 전입액이 크게 증가해 순이익이 감소한 반면,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익 개선 영향으로 순이익이 늘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업계 당기순이익은 2조72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276억원) 대비 549억원(2.6%) 감소했다.

생보사 실적 감소는 보험영업부문에서 손실 규모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생보업계는 올해 상반기 12조6586억원의 보험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1조8261억원) 대비 8325억원의 손실이 더 발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가하락으로 인해 1조7149억원의 보증준비금 전입액이 발생했다”며 “전년 동기 대비 1조427억원이 추가 발생한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금융자산 처분이익(9495억원) 등 일회성 이익이 증가했고, 고금리 채권 처분 및 금리 하락 등으로 이자수익이 2637억원 줄면서 13조2019억원의 투자영업수익을 기록했다. 1년 전(12조3248억원)보다 8771억원(7.1%) 증가한 수치다.

생보업계 상반기 총자산이익률(ROA)은 0.45%로 전년 동기(0.49%) 대비 0.04%포인트 감소했다.

자기자본이익률은(ROE)은 1년 전(5.39%)과 비교해 0.71%포인트 하락한 4.68%를 기록했다. 금리하락으로 인한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4조6000억원 증가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생보사의 재무건전성이 취약해지지 않도록 해외자산, 대체투자 등 자산운용 위험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단기 성과위주의 영업을 지양토록 감독 및 검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생보업계와 달리 코로나19 혜택을 봤다.

손보업계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15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850억원) 대비 2306억원(15.5%)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2019년 87.5%에서 2020년 84.3%로 하락하면서 손익이 2930억원 개선됐다. 이에 전체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88억원 감소한 2조997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은 1205억원, 13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손보업계는 상반기 4조4972억원의 투자이익을 거뒀다. 1년 전(4조2927억원)과 비교해 2045억원(4.8%) 증가했다. 채권 등 금융자산 처분손익 증가로 2731억원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원수보험료는 2조9223억원(6.5%) 증가한 47조8135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장기보험은 1조4497억원(5.5%) 증가한 27조6104억원), 자동차보험은 9959억원(11.5%) 늘어난 9조6371억원을 거뒀다. 일반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9959억원(11.5%) 증가한 9조6371억원을 거둬들였다.

손보업계의 상반기 기준 ROA는 1.05%, ROE는 7.81%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08%포인트, 0.4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하락세였던 수익성 지표가 당기순이익 증가로 소폭 상승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손익 개선은 코로나19가 확산됐던 3~6월 중 자동차 운행·사고 감소로 손해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한데 기인하지만, 최근 7~8월 중 집중호우에 의한 자동차·가옥·농경지 침수피해 등으로 자동차·일반보험을 중심으로 다시 악화될 전망”이라며 “손보사들은 손해율 관리, 사업비 절감 등 자산운용 리스크관리 강화 등을 통해 손익중심의 내실경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환율차익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가 높아졌고, 환율이 상승하면서 해외투자 부문 평가 이익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외환파생평가 이익이 손익계산서상 외환거래이익이 일부 반영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2차 대유행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생보업계의 경우 주가 하락에 따른 이익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손보업계는 올해 역대 최장의 장마로 차량 침수피해가 늘어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상반기 이익을 일부 반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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