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중소·중견기업 CEO 고령화로 원활한 세대교체를 위한 가업승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가업상속세 최대세율이 약 60%에 달하고 가업승계 지원제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가업상속을 포기하는 기업도 다수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4곳, 승계방법 못 정해

2015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령화 지수는 35개국 중 일본이 1위, 한국이 3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 고령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2045년에는 일본을 넘어 우리나라가 OECD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고령화에 따라 국내 중소·중견기업 CEO 평균 연령이 상승하면서 CEO 은퇴가 도래한 기업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5년간 영업 중인 법인 9만7500개사를 분석한 결과 CEO 평균 연령은 55세이며 기업 평균 업력은 15년으로 집계됐다.

CEO가 창업자인 기업 5만1256개사 중 CEO 연령이 60세 이상인 기업 비중도 33.2%에 달한다. 1세대 기업 3개사 중 1개사는 10년 내 세대교체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중견기업의 경우 CEO 연령이 60세 이상인 기업 비중이 68%에 달해 세대교체가 더 빠른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CEO 은퇴시기 도래에도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아직 승계방식을 정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국내 중소·중견기업 중 승계가 완료된 기업은 전체의 3.5%에도 못 미친다. 가업상속공제 사전 요건을 충족한 기업도 전체의 27%<표 1참조> 뿐이다.

승계 작업을 완료하지 못한 채 CEO가 갑작스럽게 은퇴한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결국 폐업하거나 매각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중소‧중견기업 중에서는 막대한 상속세 부담에 가업승계를 포기하고 기업 규모를 더 이상 키우지 않거나 경영권을 매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가업상속공제제도 이용건수는 연평균 74건으로 독일의 0.3%에 불과하다.

가업승계컨설턴트 A 회계사는 “중소기업들은 정상적인 가업승계보다 '‘모자 바꿔쓰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업상속공제 수혜 시 적용되는 업종 변경 제한·고용 유지 요근 등이 엄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 산업화로 업종 경계가 허물어지고 인력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사후 요건 또한 유연하게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표1
<표1> 

장기간 진행되는 가업승계, 금융사 컨설팅 활용해야

30년 이상의 장수기업은 국가경제 전반에 미치는 기여도가 높다. 30년 이상 기업의 자산, 매출, 고용과 같은 경영성과는 10년 미만 기업의 4~5배에 달한다.

만약 CEO 은퇴에 따라 기업의 영속성이 단절된다면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 시대를 맞은 일본의 경우 2025년 중소기업 60%(245만개)의 CEO 연령이 70세에 도달한 가운데 후계자 부재로 30%가 폐업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650만명이 실직하고 GDP 210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전망이다.

우량 중견기업의 지속성장과 국내 경제를 위해서는 가업승계 지원제도 활성화가 필수인 셈이다.

가업승계컨설턴트는 금융사가 제공하는 가업승계 컨설팅 서비스를 활용하면 가업승계 시 발생하는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 금융사들은 승계를 준비 중인 중소‧중견기업의 재도약을 돕기 위해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경영권 승계가 필요한 법인 및 CEO는 금융사를 통해 법률 자문 서비스는 물론 상속세 신고 및 조사 대응까지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금융사별로 중점 제공하는 서비스도 다르다.

은행권은 전문자문단을 만들어 WM고객을 대상으로 가업승계 컨설팅을 제공한다. 전문자문단은 대부분 세무사, 회계사로 구성된 세무·회계팀, 법률문제를 담당할 전담변호사, 상품·포트폴리오 분야 투자전문가, 기업매각·M&A 전문가로 구성되며 가업승계 시 발생하는 문제 해결과 2세 경영 후계자 양성 교육을 집중 제공한다.

증권사는 강점인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다양한 IB딜을 통해 원활한 가업승계를 진행하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부동산과 관련된 절세방안과 증여 방법에 대해 전문 자문도 제공한다.

보험사들은 상속 문제 해결 방안으로 판매 중인 종신보험을 내세우며 증여, 절세 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BK경제연구소 중소기업팀 김기훈 대리는 “금융사들은 원활한 가업승계를 위한 적극적인 컨설팅으로 최적의 대안을 제시해 기업의 제도약을 이끌 최적의 동반자”라며 “세무‧법률‧PB 전문 인력을 활용해 지속 관리 받을 수 있어 활용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