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실내 공간을 기피하기 시작하면서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코로나19에 익숙해진 5월 이후 일상 소비가 일부 회복됐지만 장거리 이동, 여행, 다중이용시설의 소비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27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우리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패턴 변화를 분석한 결과 카드이용금액은 코로나19 이후 2020년 12주차(3월 28일)에 -12.8%(전년대비)까지 감소했다가, 상반기 누적결제액이 전년동기 대비 3.0% 증가하며 일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가 익숙해지면서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재난지원금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중 코로나19 확산이 집중됐던 기간은 총 75일이며 확장기인 3월 11일부터 4월 7일 중 소비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 대비 소비(카드 결제액) 수준을 지수화한 소비지수로 보면 7월 4일 기준 결제액은 코로나 이전 대비 7.4%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3월 중 관광객이 급감한 제주와 확진자가 집중 발생한 대구의 소비지수가 각각 58.4포인트, 65.2포인트까지 하락해 소비 감소의 충격이 가장 컸다. 

반면 확진자가 적었던 기타 도지역의 경우 코로나 위기감이 높았던 기간에도 소비지수가 90포인트 내외를 유지했다. 경기(106포인트), 충북(106포인트), 충남(103포인트), 세종(101포인트), 강원(101포인트) 소비지수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했다. 

연령대별로 비교하면 20대는 소비가 가장 부진한 3월에도 카드 결제액이 5%(전년대비) 감소에 그쳐, 코로나19 충격이 적었다. 반면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고 활동량 감소도 가장 컸을 것으로 추정되는 60대 이상은 3월 중 결제액 감소율이 20%에 육박했으며 최근까지 전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업종별 카드결제액 수준을 보면 면세점, 여행사, 호텔, 콘도 등 여행·숙박업은 상반기 40.0%(전년대비)가 감소했으며, 택시, 렌터카, 항공사, 고속버스, 철도 등 교통업은 43.9%가 감소했다. 

유치원, 초중고대 교육기관 등 교육업은 12.6%가 줄었고, 일반음식점, 제과점, 유흥주점 등 요식업은 10.9% 감소했다. 

헬스클럽, 노래방, 당구장, PC방, 사우나 등 레저 취미업은 12.0%가 줄었으며, 서적, 문구완구취미, 의류, 화장품, 스포츠레저용품 등 비내구재는 12.3%가 감소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레저취미는 골프장 등 야외시설의 상반기 카그결제액이 증가했지만 실내 다중이용시설과 문화 관련 결제액이 감소했다"며 "실내시설 중 헬스클럽 결제액은 5월 16일 이후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국면 이후 카드결제액이 증가한 업종도 있었다. 병의원, 한의원, 약국, 가축병원 등 의료·약품업은 상반기 0.8%(전년대비) 증가했으며, 이미용원, 피부관리, 세탁소, 자동차정비 등 개인서비스는 7.3%가 늘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마스크,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 구입이 늘어나며 상반기 약국 결제액은 8.6% 증가했지만 병의원 결제액은 3.3% 감소했다"며 "다만 의원은 5월 30일 이후 주간 결제액이 상승세로 전환해 일상 활동이 재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PG가맹점 등 유통업은 상반기 25.8%가 늘며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외식·외축이 줄어든 영향으로 3월 이후 농축수산물과 슈퍼마켓 결제액이 증가하고 있고, 생필품 위주의 편의점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3월 결제액 급감 이후 감소세가 완만히 축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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