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염희선 기자)
(그래픽=염희선 기자)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음에도 전속 설계사 이탈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업계 13월차 설계사등록정착률은 41.2%로, 전년 동기(38.2%) 대비 3.0%포인트 증가했다.

13월차 설계사등록정착률은 신입 설계사가 도입된 이후 1년간 정착했는지 여부를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사의 설계사 리쿠르팅 성과를 의미한다. 해당 수치가 낮으면 설계사들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나갔다는 것을 뜻한다.

지표가 가장 높은 곳은 ABL생명이다. ABL생명은 56.6%로 도입된 신입 설계사 중 절반 이상 정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ABL생명 관계자는 “설계사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일명 ‘투잡’ 성향을 보이는 설계사는 애초에 위촉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보험영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르덴셜생명(52.8%), 라이나생명(52.7%), 한화생명(51.1%), 미래에셋생명(50.6%)이 50% 이상의 정착률을 기록했다.

DB생명(47.3%)과 교보생명(44.6%), 신한생명(44.4%), 흥국생명(42.2%)은 생보업계 평균 정착률 보다 웃도는 수치를 달성했다.

반면 삼성생명(38.8%), KDB생명(36.8%), 동양생명(35.7%), 메트라이프생명(30.8%), 오렌지라이프(28.4%), AIA생명(27.8%), 현대라이프(25.1%), 하나생명(25.0%), 농협생명(23.5%), DGB생명(23.0%), KB생명(10.8%), 처브라이프생명(4.7%)은 업계 평균보다 낮았다.

상반기 손보업계 13월차 설계사등록정착률은 56.6%로 전년 동기(52.7%) 대비 3.9%포인트 상승했다.

손보사 중에서는 농협손보가 92.9%로 가장 높았다.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채널과 GA(독립법인대리점) 중심의 보험영업이 이뤄지면서 전속 설계사의 이탈이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DB손보(70.6%), MG손보(62.5%), 흥국화재(62.3%), 현대해상(61.9%), 한화손보(58.9%)가 업계 평균보다 웃돌았고, KB손보(55.4%), 메리츠화재(53.7%), 롯데손보(53.1%), 삼성화재(49.8%), 하나손보(46.1%), AIG손보(43.6%), ACE손보(22.7%), 악사손보(0.8%)로 평균 대비 낮았다.

손보업계가 생보업계 대비 정착률이 높은 이유는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다양하고 단순해서다. 손보사 상품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을 비롯해 연계 판매가 가능한 운전자보험이 있다. 또 질병이나 재해, 상해로 인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을 주로 취급하면서 설계사의 수익이 보전되기 때문에 이탈률이 낮다는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가 확산됐음에도 설계사 정착률이 예상과 달리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당초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정착률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설계사 정착률이 제고된 이유는 그간 보험사들이 이탈을 막고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정착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영업력 향상을 위한 교육 강화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정착지원금은 설계사가 도입된 후 6개월에서 1년여간 실적 수당 외에 성과금을 일부 지원해주는 것을 말한다. 설계사 정착을 위해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지급하고 있다.

교육 강화는 전속 설계사 이탈을 막는 보험사들의 자랑거리다. 보험영업 환경 변화,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 등에 발맞춰 체계적으로 교육을 시킴으로써 실적과 설계사 이탈 방지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정착률과 관련해 현장에서도 코로나와 연관성을 찾기 어려웠다”며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GA보다 우수한 교육 품질을 자랑하기 때문에 이러한 장점을 강화해 설계사 이탈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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