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장승호 기자> 저축은행업계의 총자산 규모가 80조원을 넘어섰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업체들이 줄줄이 퇴출돼 총자산이 반토막 난 이후 9년 만이다.

금융감독원이 7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현재 영업 중인 7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82조60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말보다 5조4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계의 총자산 규모가 8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1년 1분기 이후 9년 만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총대출은 6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조3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은 27조8000억원을 기록해 신용대출 위주로 1조7000억원 증가했으며, 기업대출은 법인대출 위주로 2조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자기자본은 9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5668억원 늘었다. 자기자본 증가는 순이익 시현으로 이익잉여금이 6840억원 늘어난 점이 영향을 줬다.

상반기 중 저축은행업계의 당기순이익은 68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64억원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비이자손실 및 대손충당금전입액이 각각 794억원, 461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이 2651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탓에 확대됐다.

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총여신 연체율은 3.7%로 지난해 말과 비슷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4%로 전년 말보다 0.1%포인트 오른 반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3.4%로 같은기간 0.2%포인트 감소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5%로 지난해 말보다 0.2%포인트 줄었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86%로 지난해 말보다 0.03%포인트 개선됐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에도 저축은행업권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양호한 영업실적을 시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 하반기 들어 코로나19가 재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등 잠재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저축은행들이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건전성 지표 및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대상 채권의 건전성 동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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