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역대 최장기간 장마로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했지만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권을 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고, 차량을 이용한 외부활동 및 여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8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상위 4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가마감)은 85%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며, 1년 전과 비교하면 2~4%포인트 가량 감소한 수치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화재는 지난달 85.2%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휴가가 몰리는 계절적 영향과 장마 영향으로 폭우가 잇따른 시기를 감안하면 적정손해율(78~80%)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현대해상과 DB손보, KB손보는 각각 85.4%, 85.5%, 85.1%의 차보험 손해율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80.7%의 손해율로 자동차보험을 운용하고 있는 손보사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달성했다. 이는 4월(78.9%)과 5월(78.4%)을 제외하고 올해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외에 한화손보(88.8%), 롯데손보(90.0%), 하나손보(89.0%), MG손보(107.1%) 등 대부분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전달 대비 0.2~5.6%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흥국화재와 악사손보는 8월 가마감 수치가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1월부터 7월까지 손해율와 자동차보험 점유율을 감안하면 7월과 비슷한 93.0%, 90.0% 수준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 들어 시작된 장마가 역대 최장기간 이어지면서 차량 침수피해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업계는 상반기 내 안정권에 들어선 손해율이 다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 7월 9일부터 8월 3일 오전 9시까지 상위 4개 손보사에 접수된 침수 피해 건수는 3041건으로 집계됐다. 추정 손해액만 335억1900만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이달 2일부터 4일 오전 9시까지 태풍 ‘마이삭’으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풍수해 피해는 7272건으로 집계됐다. 피해액은 16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자동차보험 추정 손해액만 누적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14일까지 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풍수해는 8813건으로 추정 손해액이 865억원올 파악된다.

손해율이 소폭 하락한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강화됐고, 기업의 재택근무 돌입 및 국민의 외출 자제로 차량 이용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외출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차량 이용량도 많이 줄어든 영향”이라며 “장기간 이어진 폭우에 따른 외출 자제도 자동차 이용이 줄어 손해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손해율도 안정적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돼 외출이 현저히 줄어든 상태지만, 2단계로 내려갈 시 차량을 이용한 외출이 잦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차량 이용량이 늘어날 경우 사고 발생량이 증가할 확률이 높아져 손해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코로나가 안정될 경우 외부활동이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이에 따른 사고 증가는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손해율 관리가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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