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보험사기가 매년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보험사기 예방 및 대응하기 위해 AI(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는 최근 보험업계 최초로 빅데이터와 AI기술을 적용한 보험사기 사전 예측모델을 구축했다.

오렌지라이프는 과거 적발된 보험사기 사례와 관련해 다양한 가설을 수립, 이를 기반으로 약 150개 변수를 생성해 대·내외 빅데이터를 분석한 다음 머신러닝, 딥러닝 등 AI 기술을 적용해 모델을 만들었다. 보험계약 체결 시점부터 보험사기 의도 여부 판단이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보험사기 위험도가 높은 대상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오렌지라이프는 보험사기방지시스템에 이 예측모델을 적용해 실시간 보험사기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해상은 최근 빅데이터 기반의 AI 분석시스템인 ‘Hi-FDS’ 개발에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의료기관 정보에 현대해상이 보유한 보험정보를 결합한 후 AI가 스스로 보험사기 특징을 학습하는 게 특징이다. 기존 조사업무 방식 대비 보험사기 탐지 능력이 22배 높다는 게 현대해상의 설명이다.

교보생명도 지난 5월 ‘K-FDS’ 개발에 성공해 보험사기 대응을 시작했다. 해당 시스템은 AI가 스스로 보험사기 특징을 선택하고 학습해 유사한 행동을 보이는 대상을 찾아냄으로써 빠르게 진화하는 보험사기 수법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구축됐다. 또 보험계약, 사고 정보 등 데이터를 최신 머신러닝 기법과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통해 보험사기 의심사례 발생이 빈번한 질병, 상해군을 자동으로 그룹핑한다.

한화생명은 올해 초 AI가 보험금 지급을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클레임AI 자동심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AI는 스스로 강화학습과 기계학습을 활용해 보험금 지급 결정과 관련한 규칙을 만들고 지급 불가, 조사 등의 의사결정을 내린다.

ABL생명은 지난해 말 머신러닝 AI를 도입한 ‘보험사기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다. 과거 보험금 청구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산출된 보험사기 위험도 상위 3%를 보험금 심사자에 제공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AI를 적극 활용해 보험사기를 잡으려는 이유는 매년 보험사기로 인한 불필요한 지출이 늘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8809억원, 인원만 9만2538명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2015년 6548억원에서 2016년 7185억원, 2017년 7302억원, 2018년 7982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사기는 보험사의 재정 악화를 유발한다. 이는 소수의 도덕적해이로 다수의 선량한 가입자들이 보험료 인상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금융감독원도 보험사기 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보험사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해 교육, 홍보 및 예방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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