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단] 범죄의 재구성, 와인으로 다시 피운 삶
[시민기자단] 범죄의 재구성, 와인으로 다시 피운 삶
  • 김수지 시민기자
  • 승인 2020.09.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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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김수지 시민기자> “투스칸 군도는 지상의 낙원이며, 그 중에서도 고르고나 섬이다. 아프로디테의 진주 중 가장 거친, 가장 빛을 내는 것, 그 분명한 순수함 너머에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향수와 침묵의 유혹과 그 힘과 영원한 성장이 있다. 고르고나 주변의 물과 소금은 하늘로부터의 메시지를 반영하고 돛에 신발끈을 묶는다.”(A.Bocelli-2014)

교도소에 대한 이미지를 말해보라 하면 열이면 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것 이다. 회색 시멘트 건물이 풍기는 음습한 기운은 바라만 보아도 등골이 서늘하다. 그 시설 속 사람들 때문이다. 사회와의 약속을 어겨 저지른 잘못의 값을 채우는 그들을 우리는 ‘재소자‘라고 말한다.

고르고나는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 해에 있는 섬이다. 이 섬의 면적은 약 2km2이고, 토스카나 제도에 소속되어 있다. 이 섬의 주민은 고르고나 섬 토착민과 79명의 재소자들, 그리고 47명의 경찰들 뿐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오렌지 빛 노을 그리고 교도소만이 전부인 섬 고르고나였다. 그러던 2012년 아름답지만 외로웠던 고르고나 섬에서도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와인을 경작하기 좋은 좋건을 가진 고르고나 섬에 관심이 있던 와이너리 프레스코발디가 재소자 교육 프로그램에 와인경작을 추천한 것. 르네상스 시대에 미켈란 젤로가 애용했다는 기록이 있을만큼 오랜 700년의 와인 양조 역사를 자랑하는 프레스 코발디 와이너리는 그들만의 독자적인 경작 비법을 재소자들에게 전수했다. 출소 후 제 2의 인생을 꿈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재소자들은 와인 경작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뛰어난 품질의 와인이 생산되었다.

그들이 일군 1헥타르(약 3000평) 정도의 작은 밭은 바다를 내려보는 원형 경기장 모양의 지형 한 가운데에 있어 고르고나 섬 중 해풍으로부터 유일하게 보호받는 곳이다. 매년 총 2000~3000병 한정 생산되는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은 모래질 토양에서 유기농 법 농경 기술로 생산되고 있다.

그 중 여러 와인 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은 화이트 와인은 안소니카(ansonica)와 베르멘티노(Vermentino_를 블렌딩 한 것으로 밝은 노란 밀 짚 컬러에 초록빛이 감돈다. 지중해의 로즈마리 꽃 향과 파인애플의 노트가 있고 풍성한 미네랄과 균형잡힌 산도가 뛰어나다.

레드 와인은 산지오베제(Sangiovese)와 Vermentino Nero 블렌딩으로 투명한 루비빛이다. 검은 자두, 말린 장미향이 1차적으로 풍기고 뒤에 따라오는 후추와 젖은 낙엽향이 인상적이다. 바디감은 미디엄 풀(medium full)에 속하고 부드러운 탄닌감이 균형잡힌 와인이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죄값은 마땅히 치뤄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들 또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다. 오늘도 토스카나의 외딴 섬 고르고나에서 열심히 땀을 흘렸을 그들의 출소 후 제 2의 인생을 적극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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