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 운용 방식 (자료=교보악사자산운용)
TDF 운용 방식 (자료=교보악사자산운용)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은퇴시기에 맞춰 투자자산을 자동 배분해주는 타겟데이트펀드(TDF)를 두고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퇴직연금 제도 개선에 따라 운용자금이 TDF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시장에 신규 진출하거나 신상품을 출시하며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지난 21일 ‘교보악사 평생든든 TDF’를 출시하며 TDF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다. TDF는 가입자의 은퇴 시점을 고려해 자산배분곡선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과 및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교보악사 평생든든 TDF는 AXA IM의 금융 공학전문 ‘멀티에셋 클라이언트 솔루션’팀으로부터 자산배분 자문을 받고 교보악사 퀀트팀이 직접 운용한다. 교보악사 TDF는 단일 해외위탁사나 해외자문사 펀드 투자 비중이 높은 다른 운용사 TDF 상품과 달리 위험 대비 성과가 우수한 전세계 모든 운용사 펀드에 투자한다.

교보악사는 다음달부터 교보생명, 우리은행, 현대차증권을 통해 TDF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신규 진출에 따라 국내서 TD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삼성운용·미래에셋자산·한국운용·KB운용·신한BNPP·한화운용·키움투자운용·하나UBS자산운용 총 9곳으로 늘어났다.

TDF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은 곳은 삼성자산운용이다. 삼성자산운용은 2016년 4월 미국의 캐피탈 그룹과 제휴을 맺고 TDF 상품 5종을 출시한 바 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한국형 TDF는 총 8종으로 수탁고는 이달 기준 6200억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11개의 TDF 상품을 운용, 수탁고 5600억원을 기록해 삼성자산운용의 뒤를 쫓고 있다. 이어 한국운용, KB운용, 신한 BNPP, 한화운용, 키움투자운용, 하나UBS 순이다.

자산운용사 간 운용 경쟁에 따라 국내 TDF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2017년 6777억원에 그쳤던 TDF 설정액은 지난해 말 1조33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자산운용사들이 TDF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퇴직연금 제도 개선에 따라 TDF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퇴직연금감독규정을 개정해 퇴직연금사업자가 담을 수 있는 TDF투자한도를 기존 70%에서 100%로 확대했다.

또한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위는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의 운용 지시 없이도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 방법으로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선정해 운용하는 제도다.

자산운용업계는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장기·분산 투자가 늘어나 선진국에 분산 투자하는 TDF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6년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며 TDF 시장이 크게 성장한 바 있다.

교보악사 줄리안 매켄지 부사장은 “퇴직연금 시장은 DB형에서 DC형로의 전환하고, 원금보장형에서 실적배당형 펀드로 움직이며 성장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을 지지하고 있으며 디폴트옵션의 도입으로 자금을 TDF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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