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버는데 돈이 안 모이는 이유, 이것부터 하세요
돈은 버는데 돈이 안 모이는 이유, 이것부터 하세요
  • 구채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16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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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할 것 같던 사랑도 언젠가 식는 것처럼, 영원할 것 같던 안정적인 소득도 인생의 예기치 못한 변수 앞에서는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특히 맞벌이 부부로 소득활동을 하는 가정이라면 임신·출산, 육아, 휴직 등 다양한 변수 앞에서 언제든 잠재적 외벌이가 될 수 있다.

언제나 그렇듯, 사고가 발생하기 전 가계경제를 점검해야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현재의 소득이 영원하리란 보장이 없고, 지금 소득이 많다고 해서 외벌이 가정보다 무조건 많이 저축하는 것도 아니니까. 관건은 한정된 소득 안에서 생활비 관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렸다.  

생활비 임계점 테스트하기

돈은 버는데 돈이 안 모이는 답답한 상황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생활비 임계점 테스트다. 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을 때, 한 달간 얼마의 생활비로 몇 개월 동안 버틸 수 있는지 계산해보는 것을 말한다. 맞벌이 부부라도 갑자기 한 사람의 소득이 끊길 수 있고 아파서 몇 개월간 입원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쓸데없는 지출을 싹 줄였을 때 내가 한 달에 얼마로 버틸 수 있는지 가늠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3인가구 한 달 생활비가 평균 350만원이다. 이 비용에는 통상 외식비, 꾸밈비, 취미생활, 여가비, 경조사비 등 변동지출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생계를 위협당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면 과연 이런 곳에 돈을 쓸까? 쓰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 먹고, 자고, 생활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돈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소득이 있으나 없으나 나가는 비용은 관리비, 대출이자, 세금, 통신비, 보험료, 식비 중 식자재값 등이 있다. 이 항목들을 계산했을 때 한 달 150만원이 나왔다면, 이 돈이 당신의 생활비 임계점이 된다. 내일 당장 소득이 끊기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무조건 나가야 하는 지출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그동안 생활비로 월평균 350만원을 써 왔어도 극한 상황에서는 150만원으로 버틸 수 있으므로 갭(gap)은 200만원이다. 이 200만원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서서히 갭을 줄여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동시에, 현재 비상금으로 생활비 임계점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 체크하고 소득이 끊겨도 최소 6개월 이상 대비할 수 있도록 세팅을 해놔야 한다. 그래야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저축, 투자, 연금 상품에 손대지 않고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비상금이 시간을 벌어주는 동안, 조급해하지 않고 뒷수습을 할 수 있다.

고정지출 줄이기

생활비 임계점을 파악했다면 다음으로 고정지출을 점검해야 한다. 평소 외식도 자제하고 여행도 안 가며 아껴 쓰는데도 생활비가 많이 나간다면? 변동지출이 아닌 고정지출이 문제다.

고정지출은 당장 소득이 끊겨도 안 쓸 수 없는 돈이다. 대출이자 몇 번 밀리면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보험료 몇 개월 안내면 해지된다. 한 두 달 소득이 마이너스 되는 순간 생계 유지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생활비를 관리할 때 고정지출을 최대한 슬림하게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대출이자가 비싸다면 대출 갈아타기를 하고, 보험료가 부담스럽다면 보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통신비가 많이 나온다면 가족결합으로 묶어 요금제 할인을 받든, 새 단말기 대신 중고 단말기를 사든 방법을 찾아 필수적으로 드는 비용을 줄이는 게 먼저다.  

나 역시 대출 갈아타기와 통신비 결합 등으로 고정지출을 줄이고, 덩달아 생활비 임계점을 낮췄다. 한때 이자가 3.5%에 달했던 주택담보대출을 2.1%로 줄이면서 월 대출이자만 20만원 넘게 절감했고, 월 10만원이 넘어갔던 통신비를 절반으로 확 줄였다. 그랬더니 한 달 30만원 가까이 여유가 생기고 한결 숨통이 트였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저축과 투자로 이어져 지출은 줄이고 자산은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소득이 어느 정도 받쳐준다면 변동지출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지만 소득이 평범한 수준이라면 매달 따박따박 나가는 고정지출을 최소한으로 줄여 놓는 게 먼저다. 그래야 돈 관리를 미니멀하게 할 수 있고 위기상황이 닥쳐도 대응이 쉽다.

구채희 재테크 칼럼니스트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돈 공부를 하는 재테크 크리에이터. 5년간 언론사 경제부 기자를 거쳐, 증권사에서 재테크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했다. 현재 재테크 강사 및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KDI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갓 결혼한 여자의 재테크>, <푼돈아 고마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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