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장승호 기자>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는 ‘빚투’ 투자자들이 크게 늘자,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를 중단하고 나섰다. 대형 증권사의 신용융자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로 제한되는데, 빚투가 유행하면서 한도가 바닥난 영향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오는 21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매수를 일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다만 기존 고객은 조건만 충족하면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삼성증권도 지난 16일부터 신규 신용거래융자 매수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삼성증권의 신용거래융자 매수 중단은 지난 7월 22일에 이어 두 번째다. 삼성증권은 증권담보 대출도 중단해 개인투자자들은 당분간 빚을 내 주식을 살 수 없다.

지난 11일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신용거래융자 신규 약정을 일시 중단했으며, 이달 초 신한금융투자도 신규 예탁증권담보대출과 신용융단을 일시 중단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뜻한다. 통상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는 주식 상승에 베팅해 주식을 사들인 개인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매수 중단은 지난 7월부터 지속되고 있다. 지난 7월 삼성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은 신용공여한도 관리를 위해 예탁증권담보융자, 신용거래융자, 증권담보 신규대출 등을 일시 중단했으며,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은 신용거래융자 약정한도와 종목 등급별 신용·대출 한도를 변경했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매수를 중단한 이유는 개인투자자들의 빚투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증권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77조3에 따라 신용공여의 총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분의 100을 초과할 수 없다. 통상 자기자본이 4조원이 넘는 대형 증권사들은 60%으로 한도를 유지한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이 과열되면서 개인투자자 이용이 많은 대형 증권사들은 대부분 신용공여 한도 60%를 꽉 채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7589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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