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자식을 모두 출가시킨 박○○(84세), 이○○(83세) 부부는 오랜만에 방문한 아들이 부모의 이상행동을 목격하고 용인시 치매안심센터에 치매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 부부 모두 치매 진단을 받아 방문 요양 서비스, 인지 재활프로그램, 조호(돌봄) 물품과 같은 도움을 받았다.

치매국가책임제 시행 이후 우리나라 국민의 치매에 대한 부담이 실제로 줄어들고 있다. 치매에 대한 선입견, 치료비 부담, 치매환자와 가족의 정신적 문제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정착해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9년 9월 치매국가책임제 추진계획 발표 이후 3년이 지난 현재 치매안심센터, 장기요양서비스, 치매친화적 환경 조성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9년 12월 기준 전국 257개 치매안심센터가 인력 및 기능을 갖추고 정식 개소했다. 치매환자와 가족들에게 상담, 검진 1대1 사례관리 같은 통합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재까지 60세 이상 어르신 372만명(치매환자 50만명)이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해 상담, 검진과 더불어 쉼터를 통한 낮 시간 돌봄, 인지 강화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보호자도 치매안심센터 내 가족 카페를 이용해 치매환자의 쉼터 이용시간 동안의 휴식, 가족 간 정보교환, 자조모임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올해에는 코로나19 상황 장기화로 인해, 찾아가는 진단검사 등 방문형 서비스와 동영상 콘텐츠 등 온라인 자원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 이용자의 서비스 만족도는 2018년 조사결과 88.7점, 2019년 90점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18년 1월부터는 인지지원등급을 신설해 경증 치매환자도 장기 요양 등급을 받아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2020년 7월 기준으로 1만 6984명의 경증 치매환자가 인지지원 등급을 새로 받았다.

2018년 8월에는 장기요양비 본인 부담 경감 대상자와 경감폭을 대폭 확대해 치매환자와 보호자의 부담을 완화했다. 아울러 공립 요양시설이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치매전담형 공립 장기요양기관 110개소의 단계적 확충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2017년 10월에는 건강보험 제도개선을 통해 중증치매환자의 의료비 부담비율을 최대 60%에서 10%로 대폭 낮췄다.

2018년 1월부터는 신경인지검사와 자기공명영상검사(MRI) 등 고비용 치매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을 통해 본인부담금도 줄였다.

또한 환각, 폭력, 망상 등 행동심리증상(BPSD)이 심한 치매환자의 집중치료를 위한 치매전문병동을 전국 공립요양병원 60개소에 설치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치매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치매환자와 가족을 지원하는 치매 친화적 환경의 치매안심마을은 전국 339곳에 운영되고 있다. 치매안심마을에는 마을 내 병원 주치의와 연계, 치매환자 외출동행 봉사단 운영, 은행·카페 등 ’치매안심프렌즈‘ 지정·운영 등 치매환자와 가족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정신적 제약으로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치매환자의 의사결정권 보호를 위해 2018년 9월부터 치매공공후견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후견인은 통장관리, 관공서 서류발급, 복지서비스 신청, 병원 진료·약처방 등에 대한 치매환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며, 올해 8월 기준으로 122명의 치매 어르신이 공공후견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치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치매인식 개선·확산을 위해 홍보활동과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치매파트너가 총 100만명이 양성돼 활동 중이다. 일정 교육 이수 후 자원봉사, 치매선별검사 지원 등의 적극적인 활동을 수행하는 치매파트너 플러스는 16만명에 이르렀다.

이외에도 국가치매연구개발계획에 따라 2020년부터 9년간 2000억원을 투자해 치매원인 진단, 치료기술 개발연구를 추진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년간의 성과에 이어 앞으로 더욱 다양한 치매 관련 정책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돌봄 경로에 따른 치매환자 관리체계 구축, 치매관리사업 내실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을 오는 9월 말 수립·발표한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상황에 대비해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비대면 프로그램 확산, 충분한 거리 두기가 가능한 야외활동 연계 등을 추진할 예정이며 치매전담형 장기요양기관이나 치매전문병동 같은 치매 인프라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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