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다음 달부터 무해지 환급형 상품의 판매가 중단되는 가운데, KB손해보험이 보험료 인하까지 단행하면서 절판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해당 형태의 상품 판매가 불가능해지기 전 판매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상품 판매 급증으로 계약 만기 유지 시 손해율이 악화되거나 중도 해지에 따른 소비자 금전적 피해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전날부터 이달 말까지 무해지 환급형 상품의 보험료를 10% 가량 인하해 판매하고 있다.

보험료를 약 10% 인하한 상품은 종합형건강보험 중 해지환급금 미지급형과 희망플러스 자녀보험 등이다. 전속 설계사 채널과 GA(독립법인대리점) 채널 동시에 적용된다.

예컨대 기존 종합 무해지 환급형 상품 50세 남성 기준 7만1970원이었던 보험료는 6만3900원으로 8070원 저렴해진다. 자녀보험은 15세 남아 기준 2만8710원에서 2만5230원으로 3280원 내려간다.

KB손보의 무해지 환급형 보험료 인하는 내달 판매 중단이 임박하면서 막판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무해지 환급형 상품은 일반 상품과 동일한 보장을 받는 반면, 보험료가 약 20% 저렴하고 납입기간이 끝나면 환급금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납입기간에는 계약 해지 시 환급금이 없어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비자 민원이 자주 발생하곤 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환급률을 표준형과 같은 수준으로 상품 구조를 변경하는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내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사실상 무해지 환급형 상품의 판매 중단이 예고된 셈이다.

다음 달 무해지 환급형 상품 판매 중단으로 보험사들이 절판마케팅에 나서면서, 타사 대비 상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보험료 인하 카드를 꺼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해지형 상품의 과도한 매출 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험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소비자 입장에서는 추가 보험료 인하 혜택이 있지만, 충동적 가입 이후 중도 해지 시 손실이 불가피하다. 보험은 장기로 유지해야 보장 및 환급금이 효과를 발휘하는데, 중도 해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생명보험업계 25회차 계약유지율은 62.2%였고, 손해보험업계 25회차 계약유지율은 65.0%였다. 이는 보험 계약 이후 2년 이내에 10명 중 4명이 보험을 해지한다는 뜻이다.

특히 납입 회차가 증가할수록 보험계약 유지율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해지 환급형 가입자들은 대부분 금전적 손실을 피할 수 없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계약이 만기까지 유지되면 손실이 극대화된다. 현재까지 판매되는 무해지 환급형 상품은 납입기간이 도래하면 환급률이 100~105% 가량으로 일반 상품 대비 높다.

지금까지 판매한 무해지형 상품을 소비자가 중도 해지하지 않을 경우 보험사는 무조건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무해지 환급형과 저해지 환급형 상품은 보험사가 의도적으로 설계한 상품”이라며 “보험계약 유지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통계를 기반으로 상품을 설계해 보험사들은 고객이 중도해지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을 알기 때문에 절대 손실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소비자 피해 및 민원 발생 가능성을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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