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가 코스피 시장 진입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대형 플랫폼 네이버가 보험대리점을 설립한 가운데, GA의 상장 시도가 잇따르면서 제판분리 가속화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에이플러스에셋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서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이 맡는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여러 보험사와 상품 판매 제휴를 맺어 다양한 상품을 비교·분석해 보험 및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GA다. 지난해 기준 보유 고객 수는 109만명을 기록했고, 설계사 1인당 평균 매출액은 약 5400만원에 달한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126억원, 당기순이익 113억원을 기록했다. GA의 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13회차 계약유지율은 생명보험 86.08%, 손해보험 84.75%다.

에이플러스에셋이 상장에 성공하면 GA업계 최초의 사례가 된다.

다른 대형 GA인 인카금융서비스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상장예비심사 청구 철회 이후 2년만의 재도전이다.

인카금융은 1999년 현대해상 출신 최병채 대표이사가 설립한 회사로, 지난해 기준 2450억원의 매출액과 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GA업계에서는 GA 상장 추진 이유를 투자금 확보에 있다고 말한다.

현재는 보험 상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해야 한다. 가구당 보험가입률이 98%에 달한 보험시장에서의 수익 한계가 명확한 구조를 벗어날 수 없는 셈이다. 반대로 보면 상장을 통해 회사 이름을 알리고, 규모를 키워 다른 사업을 영위해야 미래 수익성이 확보된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GA는 보험상품을 판매한 수수료로 운영이 되고 있는 형태”라며 “자산운용 수익과 같은 수수료 외에 발생 가능한 이익이 없어 상장을 통한 기업 확장을 통해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A 상장은 제판분리 가속화를 유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제판분리는 보험사가 상품을 개발하면 판매를 GA와 같은 판매 전문채널에서 전담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수년 전부터 거론된 이후 GA에서는 제판분리 추진을 희망하고 있다.

제판분리가 시행되면 GA는 하나의 판매채널이 아닌 보험사와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보험사에 적절한 상품 개발을 요청할 수 있다. 현재도 ‘오더메이드’라고 불리는 GA의 요청에 따른 상품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갑’과 ‘을’이 아닌 대등한 입장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특히 네이버의 보험업 진출로 제판분리는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형 플랫폼이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가 미칠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아서다. 네이버는 현재 보험대리점 ‘NF보험서비스’라는 상호로 법인 등록을 마친 상태다.

다만 제판분리가 이뤄지기까지 시행착오는 있다.

우선 GA가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범위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GA의 하나의 판매채널로 인식하고 있는 상태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데 있어 불건전 모집 행위 등에 대해서만 제재 조치를 내리고 있다.

GA의 상품판매에 대한 책임 소재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제판분리가 시행될 경우 GA는 판매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GA에서 판매한 상품에서 민원 및 분쟁이 발생할 경우 그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의 성장 및 상장은 제판분리를 가속화시키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며 “제판분리가 시행된다면 GA가 보험사와의 수수료 협상에서 상대적 갑의 입장에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이유만으로는 아니겠지만 대형사들이 자화사형 GA를 설립하는 이유 중 하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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