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생명·손해보험협희장의 임기가 곧 만료된다. IFRS17 1년 추가 연기를 비롯한 예금보험료 인하·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추진 등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을 추진해 성과를 내면서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과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은 각각 11월과 12월에 임기가 끝난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업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손보업계의 해묵은 과제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실손보험은 우리나라 국민 3800만명이 가입한 제2의 건강보험이다. 하지만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가입자가 직접 영수증과 진료명세서, 진단서, 소견서 등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증빙 서류를 병원에서 일일이 발급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보험가입자의 실손보험 청구 비효율성을 지적하면서 간소화 시도가 잇따랐고 관련 법안도 수차례 발의됐지만, 의료단체의 반발에 막혀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 21대 국회 들어서는 국회 여·야가 뜻을 모으며 통과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건전한 경쟁 문화 정착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손보업계 자정결의대회 개최도 김 회장의 주요 이력으로 꼽힌다.

손보업계는 2018년부터 스코어링 폐지, 보장 범위 확대, 보험료 인하, 수수료 확대 등으로 출혈경쟁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과도한 출혈경쟁은 불완전판매를 유발하고, 보험사의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 각사 대표를 소집해 소비자 신뢰회복과 가치경영을 지속할 것을 유도했다.

매년 수 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자동차보험의 연 2회 보험료 인상에 있어서도 호평이 나온다. 자동차보험료는 소비자물가 지수에 포함되는 만큼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는 종목이다. 이 때문에 보험료 인상에 매년 제동이 걸리는데, 지난해 별다른 잡음 없이 이례적으로 연 2회 보험료 인상이 가능하면서 손보사들의 부담을 덜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김 회장 취임 초기 관(官) 출신으로서 관심도가 높았다”며 “임기 내 손보사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속 추진했고, 업계 공정 경쟁을 유도하는 등의 노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IFRS(국제회계기준)17의 1년 추가 연기는 김 회장과 신 회장의 주요 업적이다. 당초 새 회계기준은 2021년 도입이 예정돼 있었으나 2022년으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하지만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가 쌓이는 만큼 보험사들의 연기 요청이 잇따르면서 양 보험협회는 유럽 보험협회와 함께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 연기를 요구했다. 이에 IASB는 2023년으로 추가 연기를 결정했다.

신 회장은 취임 초기 IFRS17의 1년 추가 연기와 함께 예금보험료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생보사들은 IFRS17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을 쌓아야 하는데, 매년 내는 예금보험료가 너무 많아 부담을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예금보험료 산출 대상에서 예금담보와 보험약관대출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신 회장의 추진 성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IFRS17 연기는 생보사들이 자본확충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훌륭한 업적이 될 수 있다”며 “예금보험료 인하도 새 회계기준 도입 시기에 적절한 추진 과제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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