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올해 기준금리가 0.5%로 인하되면서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했다. 2%대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전략을 따라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하철규 수석연구원은 최근 ‘퇴직연금도 노후자산:저금리 시대의 퇴직연금(DC·IRP) 운용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 올해 초 1.25%였던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인하하면서 사상 최저인 0.5%를 기록했다. 이는 저금리 시대에 원리금보장형 위주의 상품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투자로 연금 자산의 수익률을 관리해야 더 많은 연금 재원을 확보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기준 퇴직연금 수익률은 주식시장 강세(KOSPI 지수 7.67% 상승)에도 불구하고 2.25%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 수익률(11.31%)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가입자의 무관심과 저금리 상황에서도 안전자산에 편중된 운용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2017년 기준 퇴직연금 가입자의 90.1%가 운용 지시를 변경하지 않은 탓이다.

또 2019년 퇴직연금 적립금 221조2000억원중 원리금보장형이 198조2000억원(89.6%)에 달했고, 실적배당형은 23조원(10.4%)에 불과했다.

DB형의 경우 원리금보장형 상품 편중도(94.6%)가 절대적이며, DC형과 IRP도 실적배당형 운용비중이 각각 15.7%, 25.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 수석연구원은 “퇴직연금은 잃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대부분 투자됐다”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DC와 IRP의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 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로 연금을 불려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연금을 국민연금처럼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다양한 실적배당형 상품에 분산투자하고 장기투자하면 포트폴리오를 안정화 시켜 시장금리 대비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상장 리츠와 인컴형 ETF를 활용하는 것도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리츠는 발생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어 4~6%대 높은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할 수 있다. 또 퇴직연금은 이자나 배당에 대한 세금을 소득이 발생하는 즉시 내는 게 아니라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를 납부하기 때문에 ‘과세이연’과 ‘저율과세’ 혜택을 받는다. 즉, 이자·배당 세율은 15.4%인 반면, 연금소득세율은 3.3~5.5%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다만 리츠와 인컴형 ETF가 상대적으로 가격변동성이 낮은 편이지만, 위험자산에 속하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에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낮추는 게 좋다.

투자경험이 부족하거나 연금자산관리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 어려운 경우 타깃데이트펀드(TDF)를 활용하는 게 좋다. TDF는 자산운용사가 생애주기에 맞춰 자산배분 비율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펀드다.

TDF는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은퇴시기가 많이 남았을 때는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은퇴시점이 가까울수록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 안정적으로 운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하 수석연구원은 “미국은 젊은 세대의 TDF 가입 비율이 높아, 20대는 401(k) 자산의 거의 절반(47.6%)을 TDF에 투자하고 있다”며 “최근 1년간 TDF 평균수익률은 9.75%로, 퇴직연금 2019년 수익률의 4배 이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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