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삼성생명이 내달 중순경 달러종신보험을 출시한다. 보험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달러보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외국계 생명보험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달러보험을 국내 보험사들도 속속 출시하면서 상품 판매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내달 중순 달러종신보험을 출시한다는 내용을 최근 GA에 발송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각 부서를 통해 파악한 결과 달러보험을 출시한다는 내용을 GA채널에 전달한 것은 확인됐지만 출시 및 일정이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달러보험이란 보험료를 달러로 납입하고, 보험금도 달러로 수령하는 보험을 말한다. 달러보험은 2003년 푸르덴셜생명이 달러보험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지만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상품 중 하나다.

실제 달러보험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외화보험의 판매 건수는 2016년까지 9478건, 2017년 5355건에 불과했지만 2018년 5만1745건으로 급격히 늘었다. 2019년에는 7만8634건이 판매됐고,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4만6011건이 팔렸다.

달러보험을 가장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곳은 메트라이프생명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2018년 초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을 출시했고, 그 해에만 4만4234건을 팔아치웠다. 올해에는 7월까지만 3만195건을 판매했다.

달러보험이 최근 각광받는 이유는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이자 수익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고금리 투자를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보험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반 저축성·종신보험 대비 높은 이자율 제공하기 때문이다.

달러보험은 현재 저축성보험의 경우 3%대 이자율을 제공하고, 종신보험도 지난 1월까지 3%대 금리를 제공한 이후 현재 2%대로 떨어졌다. 국내 기준금리가 0.5%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고금리에 해당하는 것이다.

달러보험이 호황을 누리자 국내 보험사들도 속속 달러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DGB생명은 올해 초 ‘아메리칸드림달러연금보험’을 출시했고, 신한생명도 지난 8월 ‘신한달러유니버셜종신보험’을 선보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달러보험은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면서 경기 불황에 수요가 늘어난다”며 “특히 저금리가 심화되면서 자산가들의 달러에 대한 투자가 늘어 관련 상품도 속속 출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소형사뿐 아니라 대형사까지 달러보험을 출시하면서 보험업계에는 판매 상품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

달러보험은 과거 푸르덴셜생명을 시작으로 메트라이프생명, ING생명, AIA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들이 주로 판매했다. 모회사가 미국, 유럽 등에 위치해 해외 동향에 대한 시야가 넓고, 전문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하지만 대형사인 삼성생명이 달러보험 판매를 시작하면서 시장의 점유율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치아보험도 마찬가지로 외국계 생보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보험시장이 축소되고, 소비자의 니즈가 변화하면서 대형 보험사들이 뛰어든 시장이다”라며 “달러보험도 소비자의 니즈가 점점 커지면서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한 조치로 국내사들도 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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