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면영업까지 축소되면서 실적 악화에 따른 연임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까지 16개 보험사 17명의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12월에는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 허정수 KB생명 대표, 양종희 KB손보 대표의 임기가 끝난다.

우선 지난해 1월 취임한 홍재은 사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취임 직전인 2018년 1000억원대 손실을 봤지만 홍 대표가 취임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33.6%(283억원) 증가한 4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연임 가능성을 높였다.

성대규 사장과 정문국 사장의 연임 기상도도 맑다. 두 사장 모두 무난한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내년 7월 출범하는 ‘신한라이프’ 통합법인의 수장으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KB생명 허정수 사장은 연임이 불투명하다. 2018년 1월 취임한 허 대표는 ‘2+1’ 임기를 모두 채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1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28.5% 감소하면서 연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반면 KB손보 양종희 대표는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양 사장은 2016년 3월 취임해 3연임에 성공한 상태지만 차기 은행장으로 거론될 만큼 그룹 내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다. 특히 최근 KB금융지주 계열사로 합류한 푸르덴셜생명이 KB생명이 아닌 KB손보와 업무 협력을 한다고 알려지면서 양 사장의 경영 능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내년 3월에는 11개 보험사 12명 대표이사의 거취가 결정된다.

생보사 중에는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대표,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 뤄젠룽 동양생명 대표, 흥국생명 조병익 대표, ABL생명 시예저치앙 대표의 임기가 만료된다.

손보사 중에는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 김정남 DB손보 대표,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 권중원 흥국화재 대표, 질 프로마조 악사손보 대표,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의 임기가 끝난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들 대표 중 대부분이 교체될 것이라 본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자산운용 수익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저성장 국면과 새로운 문화 정착으로 업계 장수 CEO들의 퇴임 소식도 잇따른다.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과 함께 비대면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신임 CEO에게 자리를 맡기고 떠나는 것이다.

실제 홍봉성 라이나생명 대표는 올해 12월 31일자로 퇴임할 예정이다. 홍 사장은 2010년 11월 취임해 올해까지 약 10년간 라이나생명을 이끌었다.

브누아 매슬레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대표와 커티스 장 푸르덴셜생명 대표도 지난달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업계 대표 장수 CEO로 불리는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과 박윤식 한화손보 대표도 올해 초 거취를 옮겼고, 지난해 말에는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도 용퇴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연임은 확정되기까지 확신할 수 없지만, 악화되는 보험산업과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지 않는 규제들로 성장 동력을 잃은 보험산업을 보면 많은 CEO 교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