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법정 최고금리를 최고 연 24%에서 연 20%로 4%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다. 당정은 금리 인하가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 이자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고, 관련 업계는 저신용자의 대출 축소를 우려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16일 당정협의를 거쳐 서민부담 경감을 위해 최고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번 금리 인하로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이 과도한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위는 20% 초과금리 대출을 이용하던 239만명(지난 3월 기준) 중 약 87%인 208만명(14조2000억원)의 이자부담이 매년 483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머지 약 13%인 31만6000명(2조원)은 대출만기가 도래하는 향후 3~4년에 걸쳐 민간금융 이용이 출소될 가능성이 있고, 이중 약 3만9000명(2300억원)은 불법사금융 이용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 측은 "2018년 2월 금리인하 시기와 달리 지금은 코로나19 장기화 및 그에 따른 금융권 연체율 증가 우려가 있는 상황으로, 현재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2021년 하반기부터 최고금리 인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최고금리 인하로 인한 금융이용 감소 등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도 실시한다. 

최고금리 인하로 민간금융 이용이 어려워진 차주를 구제하기 위해 연간 2700억원 이상 정책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하고, 취약·연체차주에 대한 채무조정과 신용회복 지원을 강화한다. 또한 불법사금융 근절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피해구제도 확대할 계획이다. 저신용 서민에 대한 신용공급을 강화하기 위해 저신용 서민 대상 신용대출 공급 모범업체에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한다.

이번 법정 최고금리 인하는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2002년 연 66%였던 법정금리는 총 6차례에 걸쳐 연 24%까지 인하됐다. 2018년 2월 27.9%에서 24%로 인하된 이후 24% 초과 금리 대출을 이용하던 차주 중 지난 3월 만기가 도래한 약 139만9000명(13조4000억원) 중 약 81.4%인 113만9000명이 24% 이하 대출로 흡수됐다. 

약 74.3%인 104만명(10조4000억원)은 민간금융권의 20~24% 대출로 흡수됐으며, 약 7.1%인 9만9000명(6000억원)은 기존 대부업 이용 저신용자 등을 대상으로 공급된 정책서민금융으로 흡수됐다. 

약 18.7%인 26만1000명(2조4000억원)은 금융이용이 축수됐다. 이중 채무조정, 절약을 통해 대응한 사람들을 제외한 4만~5만명(3000억~3500억원)이 불법사금융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의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저신용자들이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사의 경우 현재 카드론에서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대출자들의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면 카드론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축은행도 법정 최고이자율이 낮아질 경우 신용관리가 더 깐깐해지고 저신용자를 위한 대출이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시 말해 급전이 필요해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대부업 대출을 이용하던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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