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의 대응이 OECD 국가 중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오준범 선임연구원은 지난 19일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이 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엄격성 지수는 10bp 상승(정부의 봉쇄 정책 강도 강화)할 때 산업생산 감소 영향의 OECD 국가 평균은 마이너스(-)2.8%포인트 수준인 반면 한국은 엄격성 지수 10bp당 -0.9%포인트로 OECD 국가 평균보다 낮았다.

정부의 엄격성 지수가 10bp 상승할 때 소비자심리 위축 영향의 OECD 국가 평균은 -2.2%포인트 수준이었다. 미국, 일본 등은 위축 정도가 컸고, 터키, 스웨덴 등은 소비자심리 위축이 작았다. 한국은 10bp당 -0.5%포인트로 OECD 국가 평균보다 높았다.

오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소비자심리가 1월에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양호한 수준을 보였고, 국내 소비자들의 경제활동 제약에 대한 불안 심리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기업심리 위축 영향은 엄격성 지수 10bp당 -3.6%포인트로 OECD 국가 평균(-6.9%)보다 낮았다. 국가별로는 스웨덴, 에스토니아, 핀란드 등이 높게 나타났고, 칠레, 이탈리아 등에서는 수치가 낮았다.

오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대응이 산업생산, 소매판매, 기업심리에 미친 충격을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방역 당국이 OECD 국가들과 비교할 때 실물 경제 위축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비접촉·비대면 소비 등의 빠른 도입·확대를 가능하게 한 ICT 발전 수준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코로나19로 국내 소비자심리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악화됐으나, 그에 비례한 소비지표 악화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경기 침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선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을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 정책 당국과 기업, 언론 등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인한 국내 실물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고, 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세심한 정책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정부의 뉴딜 정책이 기업들의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확대하고, 기업 및 산업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고용유지 인센티브 강화, 실직자 및 구직자에 대한 지원 제도 확충 등 다각적인 고용시장 안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경제활동 위축 및 재침채 가능성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거시경제 건전성 유지에 주력해야 한다”며 “글로벌 주요국에 코로나19 재확산이 반복돼 발생 가능한 글로벌 경제 재침채의 부정적 영향이 국내 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 경제 및 금융시장 충격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 공제 체제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투명하고, 일관성 있는 거시경제정책 및 통화정책을 통해 시장과의 신뢰성 확보와 경제주체간 소통 노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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