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차기 생명보험협회장에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내정됐다. 앞서 선임된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과 함께 정·모피아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2차 회의를 열어 정희수 원장을 회장 후보로 총회에 추천하기로 했다.

회추위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상위 5개 이사사 대표이사와 장동한 한국보험학회 회장, 성주호 한국리스크관리학회 회장 등으로 구성됐고, 이들은 만장일치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정 내정자는 한나라·새누리당 3선 의원 출신으로 신용길 현 회장의 임기가 끝나고 다음달 9일 취임한다. 임기는 3년이다.

정 내정자는 경북 영천 출신으로 성균관대를 졸업했고, 19대 의원 시절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2017년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했으며, 2018년부터 보험연수원장으로 재임했다.

정 내정자가 생보협회장에 내정되면서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및 모피아(재무관료+마피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나온다. 정 내정자의 경우 2018년 보험연수원으로 자리를 옮길 당시에도 낙하산 논란이 있었다.

앞서 손보협회는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차기 협회장으로 선임했다. 정 전 이사장은 대표적인 모피아로 불린다.

정 전 이사장은 27회 행정고시로 1985년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했고,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정 전 이사장의 경우 소비자단체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모피아 선임은 손보업계 스스로 독립성과 자율성을 버리고 정당한 루트의 업무가 아닌 로비에 의한 불공정한 일 처리와 틀 속에 갇히는 것을 선언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관피아 혹은 정피아, 모피아 출신 협회장 선임은 대관업무 차원에서 원활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가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민(民) 출신 보험협회장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2000년 이후 생·손보협회장 연혁을 보면 생보업계는 ▲2005년 남궁훈(재정경제부 출신) ▲2008년 이우철(재무부, 금감원 출신) ▲2011년 김규복(재무부, 재정경제부 출신) ▲2014년 이수창(삼성생명·화재 출신) ▲2017년 신용길(교보생명·KB생명 출신) 등이다. 손보업계의 경우 ▲2004년 안공혁(보험감독원, 재무부 출신) ▲2007년 이상용(재정경제부 출신) ▲2010년 문재우(금감원 출신) ▲2014년 장남식(LIG손보 출신) ▲2017년 김용덕(재무부 출신) 등이다.

각각 5명의 협회장을 선임하는 동안 생보업계는 2회, 손보업계는 1회만 민 출신 협회장이 취임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심해지는 규제로 보험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며 “민 출신 협회장은 업권의 현황 파악 및 추진력이 있는 반면 대관 업무에서 관피아 혹은 모피아보다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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