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홍재은 농협생명, 성대규 신한생명,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허정수 KB생명, 양종희 KB손보 대표
(왼쪽부터) 홍재은 농협생명, 성대규 신한생명,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허정수 KB생명, 양종희 KB손보 대표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둔 보험사 CEO(대표이사)들의 거취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경영성과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보험사 CEO는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KB생명 허정수 사장, KB손보 양종희 사장 등이다.

홍 대표는 2019년 1월 취임한 이후 긍정적인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홍 대표가 취임하기 전 농협생명의 주요 경영지표를 보면 2018년 114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854억원) 대비 무려 223.6%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수치는 농협생명이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채널에서 저축성보험 위주로 판매되던 상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신계약 규모가 줄고 해외 채권투자 평가 손실이 커진 영향이다.

홍 대표는 취임 이후 비상경영 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체질 개선을 추진했다. 수익성이 높은 종신보험, 암보험, 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꿨다. 이후 내·외부적으로 비용절감 노력을 더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실제 농협생명은 홍 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4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도 643억원을 달성하며 전년(247억원) 대비 160.3%(396억원) 증가했다.

신한금융지주 생명보험 계열사 사장인 성 대표와 정 대표의 연임 여부는 합병이 변수다. 두 대표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각각 1713억원, 21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하지만 내년 7월 합병을 앞둔 상태여서 향후 거취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성 대표의 경우 지난 8월 자회사형 GA인 신한금융플러스 출범이 주요 업적으로 남는다. 최근 보험업계 제판분리(제조, 판매 분리)가 가속화되면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KB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인 허정수 KB생명 사장과 양종희 KB손보 사장도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허 대표는 2018년 1월 취임한 이후 2+1로 올해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재연임을 앞둔 가운데 올해 경영지표가 다소 부진하면서 가능성이 낮아진 상태다. KB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92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5% 줄었다.

양 대표는 2016년 취임했다. KB금융 계열사 사장 평가로 2+1룰을 적용하는 가운데, 양 대표는 올해까지 세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양 대표는 2015년 KB금융이 LIG손보(현 KB손보)를 인수한 직후 사장에 선임됐고, 인사·경영개선 등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면서 KB금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2016년 3021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1873억원, 2019년 1693억원으로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올해는 3분기 기준 1866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순이익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생명을 제외하면 이달 대표이사들의 거취는 신한금융, KB금융에서 결정짓는 것”이라며 “리딩뱅크 경쟁을 하는 두 금융지주 계열사 실적이 최근에는 보험사 실적에서 판가름 되는 만큼 성과가 거취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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